[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은행(WB)이 저금리를 틈타 신흥국에서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부채 급증은 항상 금융위기로 끝났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세계 부채 물결'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 개발도상국의 부채 규모가 55조달러에 달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70%로 2010년에 비해 54%포인트 급등했다. 글로벌 금리가 인상되는 추세로 접어들면 신흥국 부채는 지속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는 수준이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부채의 규모와 증가 속도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신흥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더욱 취약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신흥국 중 4분의 3이 재정적자이며, 외국 통화 표기 기업 부채는 크게 늘었고, 경상수지 적자는 2007년에 비해 네 배 증가했다.
WP는 신흥국들이 투명성을 개선해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민간부문 투자와 세수를 확대해 부채에 대한 대체원을 마련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맬패스 총재는 "부채 급증세가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므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신흥국 지도자들은 위험을 파악해 신속히 투자 및 부채의 질과 양을 안전한 수준으로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현재의 부채 급증 상황을 1980년대 남미 외채 위기,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유사한 사례와 비교하며 과거의 경우 부채 급증이 모두 금융위기로 끝났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과거 사례의 경우 신흥국 부채는 특정 지역에 국한됐고 대부분 공공부채로 이뤄져 있었지만, 현재 부채 급증세는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중국이 주요한 채권자로 떠오르는 등 새로운 위험 요소가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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