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글로벌금융학회 주제 발표
핀테크 발전 '고용 부문' 불평등 야기…"자동화 기술 계속 심화돼야"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혁신적인 거래 플랫폼 사업자의 등장은 전통적 금융업 모델의 분화를 불러올 것이다. 금융사는 더 이상 규모 및 범위의 경제를 누리지 못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핀테크의 급속한 발전이 결국 기존 금융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게티이미지] |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글로벌금융학회 주최 학술대회에 참석해 '핀테크와 성장·고용'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금융서비스 프로세스에 핀테크 등 비금융사가 참여함에 따라 고객정보에 대한 금융사의 접근성이 약화될 것"이라며 "예대마진, 지급결제 관련 수수료 등 전통적 수익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간편결제 등 스마트폰으로 가능한 혁신적 금융서비스로 수요가 이동함에 따라 금융사의 수수료 수입이 축소되는 경우다. 국내 금융시장 역시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을 중심으로 간편결제 시장이 날로 급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태다.
김 교수는 핀테크의 발전으로 인한 이러한 금융업의 기능별 분화 현상이 앞으로 '탈집중화'와 '탈중개화'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대형 금융사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반면 핀테크 업체는 이를 해체시켜 경쟁력 있는 개별 서비스에 집중하는 탈집중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기존 금융중개기관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는 탈중개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테크의 발전이 오히려 고용 부문에서 불평등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혁신기술이 노동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다고 했다.
실제 씨티그룹은 IBM 인공지능 '왓슨'을 도입해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또 일본의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역시 인공지능 로봇 '나오'를 통해 안내, 환전,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00년대 초반 600명에 달했던 주식 트레이더를 인공지능 도입해 현재 2명으로 줄인 상태다.
이에 그는 "자동화 기술의 도입은 자동화 업무 범위 확대에 따라 노동수요를 감소시키는 대체효과와 노동소득분배율의 감소를 불러온다"며 "기존 자동화 기술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기계로 노후화된 기계를 대체해 생산성이 증가하는 자동화 기술 심화 등으로 노동 수요 증가와 임금 상승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