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글로벌금융학회서 주제 발표
금융당국에는 '정치권력서 독립성 확보' 주문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불러온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의 원인이 금융기관의 윤리 의식 부재에 있다. 한국의 금융산업이 아프리카 우간다보다 못하단 평가가 아직도 유효하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글로벌금융학회 주최 학술대회에서 '금융산업은 도루묵 산업인가'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금융정의연대와 DLF피해자대책위원회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DLF 분쟁조정 규탄 및 세부기준 공개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12.12 leehs@newspim.com |
김 교수는 "DLF 사태는 제2의 키코사태에 빗댈 수 있다"며 "금융기관의 창구를 움직이는 것이 고객도 금융당국도 아닌 성과평가제도(KPI)에 있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KPI만 준다면 은행 창구에서 '비누'도 팔 수 있는 이러한 영업행태를 보면 우리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2015년 기준 87위로 우간다(81위)에도 못 미치는 금융부문 경쟁력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또 "키코 사태를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이 제대로 교훈의 의미로 삼았다면 DLF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도 해다. 금융 생태계가 열악한 탓에 이러한 문제점들이 터져나왔고 지금 상황이 그대로 지속된다면 앞으로 제2의 DLF, 제3의 DLF 사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
우선 금융당국에 대해선 '독립성 강화'를 주문했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키코의 경우 대법원 결론이 난 사건인데 더불어민주당이 금융 적폐로 지적한 뒤 금감원이 분쟁 조정에 나섰다"며 "이는 결국 금융의 정치화인데 이런 식이라면 지난 10년간 모든 금융 분쟁조정을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국의 가장 중요할 역할은 이러한 외압으로부터 금융산업과 금융사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회사에 대해선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재정립해 신뢰 재구축에 나서야 한다. 푸시형 영업 행태를 완전형 전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수익 창출과 효율성 제고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DLF 투자 손실에 대한 배상비율 구간을 우리은행 40~80%, KEB하나은행 40~65%으로 결정했다. 배상비율 80%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