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뇌부 대화 중이지만 그래도 우리 美·남조선 괴뢰도당은 주적"
"軍, 복잡한 정세 속 백두의 혁명전통으로 결집해야" 연일 강조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이달 초 시작된 동계 군사훈련을 계기로 최근 비핵화 대화 분위기 속에 느슨해진 군인들의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사무소 대표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지난 1일 동계 군사훈련이 시작되면서 혁명의 수뇌부가 미국과 어떤 대화를 하든 군인은 평화에 대한 환상을 없애고 '대적관념'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삭주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2018년 8월 북한 평안도 삭주군 압록강 인근에서 철조망 너머로 북한 군인들과 주민들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
지로 대표에 따르면 대적관념이란 '인민군대의 주적이 미국과 남조선 괴뢰도당이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로 대표는 "혁명의 수뇌부가 계속 대화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 주적은 미국이고 남조선 괴뢰도당이라는 사상 교육 자료를 배포하면서 계속 부대 안에서 사상 정치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상태가 긴장상태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군부대 안에서 긴장을 강조하는 사상교육과 더불어 부대에서 외출 금지 등 군대에 대해서 규율강화에도 나서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화 기조 속에서, 특히 남북한 간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로 약속하면서 느슨해졌던 북한 군사들의 사상을 다잡으려 하는 것"이라며 "양강도나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군부대 검열도 빈번해지고, 지휘관인 장교들에게도 '귀가를 하지 말고 일반 군인들과 같이 병영에서 생활하라'는 병영체험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또 "그러나 일반 주민에 대해서는 대외 긴장 상황에서 자주 실시하는 방공훈련이나 대피훈련을 시행하지 않고 있어 김정은 정권이 우선 군대부터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군 인사들과 함께 백두산 등정에 나선 이후 인민군 총정치국은 10일 전군에 항일투쟁 시기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유격전술 내용을 담은 정치학습자료를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각 중대·소대 별로 이 자료를 암기하고 토론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이는 북한이 최근 '중대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복잡한 대내외 정세 속에서 군이 흔들리지 말고 이른바 백두의 혁명전통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