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방위비 협상 종료
"1년 연장 관심 없다…더 길어야"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의 미국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18일 미국의 현재 요구액이 50억달러가 아니라고 밝혔다.
드하트 대표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11차 SMA 5차 회의 종료 뒤 서울 용산구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가진 외교부 기자단 간담회에서 '미국의 요구액이 50억달러'라는 보도에 대해 "우리는 조정하고 절충해 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미국대사관 공보원에서 내신 기자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18 photo@newspim.com |
드하트 대표는 "합의점에 도달하면 숫자는 우리의 최초 제안과는 매우 다를 것이고 한국 측으로부터 들은 것과도 다를 것"이라며 "우리는 그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50억달러보다는 액수를 낮추겠지만 한국의 현재 주장보다는 많은 금액을 원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11차 SMA의 유효기간에 대해서는 "우리는 단지 1년 동안만 연장하는 데 관심이 없고 더 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5년 정도였고 현재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10차 SMA의 유효기간은 1년이다.
한미는 이날 5차 회의에서 결론을 짓지 못했으나 드하트 대표의 이번 발언은 차기 방위비 분담금 총액과 유효기간의 윤곽을 시사해 눈길을 끈다. 외교부는 "양측은 여러 사안에 대한 입장 차이 속에서도 많은 논의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며 협상에 진전이 있음을 알렸다.
다만 드하트 대표는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SMA 항목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와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리 측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와 군수지원비, 군사시설 건설비 등 현행 SMA 항목을 넘어가는 협상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주한미군 인건비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 전략자산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도 요구하고 있다.
드하트 대표는 "한국군이 아직 갖추지 못해 우리가 제공하는 부분 중 현재 SMA가 담지 못하는 비용들이 있다"며 "우리가 말하는 모든 비용은 한국 방어와 직결된 비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SMA는 수년간 변경됐으며 쌍방이 모두 동의한다면 변화를 주는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드하트 대표는 또 "우리는 전 세계의 모든 동맹국들과 공평한 분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같은 나라들이 민주적으로, 경제적으로 발전한 만큼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 용산 미군기지 정화 비용 부담, 미국산 무기 구입 등에 대해선 사의를 표하면서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 주제로 오르진 않았다"고 전했다.
한미 대표단은 내년 1월 중 미국에서 6차 회의를 열어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드하트 대표는 협상 종료 시점과 관련 "특정한 날짜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할 수 있는 한 빨리 협정을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