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737 맥스의 생산량을 추가 감축하거나 생산을 아예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잉 경영진은 이날 시카고에서 회의를 갖고 737 맥스의 생산 중단을 비중있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은 이르면 16일 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보잉 737 맥스 8 [사진=로이터 뉴스핌] |
WSJ는 지난 12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737 맥스기종 운항 재개 계획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 이후 생산 중단 의견이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딕슨 FAA 청장은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737 맥스의 운항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보잉 경영진은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딕슨 FAA 청장을 만나 운항 재개 승인 심사 시기를 2020년 2월 이후로 재조정하기로 합의한 이후 긴급히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 중 한 명은 뮐렌버그 CEO가 FAA에 생산량 감축과 관련된 발표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원래 크리스마스부터 시작되는 약 2주간의 연휴 기간동안 워싱턴주 렌턴 소재의 조립공장의 가동을 멈출 계획이었기 때문에 당장 인력 해고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15일 오전 기준으로 결론이 난 것은 없으며 생산 계획 조정 외 다른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잉은 이미 지난 4월 초 737 맥스의 생산 규모를 20% 축소한 적이 있는데, 생산 계획이 또 다시 변경되면 미국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737 맥스의 운항 금지 조치로 수주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어 비용 손실에 직면해있다. 회사는 현재 약 4500대의 주문이 밀려 있으며, 고객 보상비용으로 61억달러를 책정했다.
또한 약 600개의 공급업체와 수백 개의 중소 하청업체들이 보잉과 계약을 맺고 있어 그 피해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공급업체는 생산이 전면 중단될 경우 그동안 운항 중단으로 생산량을 줄인 것보다 업계에 더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이은 추락 사고로 지난 3월부터 737 맥스의 운항은 중단됐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의 737 맥스8이 추락해 189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으며, 올해 3월에는 에티오피아항공의 동일 기종이 추락해 승객 전원 157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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