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두 건의 추락 사고로 총 346명의 생명을 앗아간 보잉 737 맥스가 내년에도 날개를 펴기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보잉은 3월 이후 운항이 전면 중단된 737 맥스가 내년 1월 비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미 연방항공청(FAA)은 시스템 결함에 대한 조사와 소프트웨어 교정을 내년까지 지속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탑승자 157명 전원의 생명을 앗아간 에티오피아항공 사고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형 참사 직후 0건으로 떨어졌던 보잉의 737 맥스 수주가 살아나는 가운데 또 한 차례 복병이 발생한 셈이다. 보잉뿐 아니라 주요 항공업계의 손실도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각) 미 FAA의 스티브 딕슨 FAA 청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내년 보잉 737 맥스의 운항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형 추락 사고를 일으킨 시스템 결함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진행중이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 마무리되는 데까지 물리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딕슨 청장은 "상당수의 시스템 조사와 교체 작업이 진행중이고, 안전한 비행을 위해 모든 과정이 빈틈 없이 이뤄져야 한다"며 "단순하게 계산하더라도 작업이 내년까지 지속될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이는 보잉의 기대와 어긋나는 발언이다. 업체는 연말까지 모든 시스템 점검 및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항공 당국의 승인을 받아 내년 1월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보잉은 11개월만에 737 맥스의 신규 수주를 얻어냈다. 지난달 두바이 국제 에어쇼에서 30건의 신규 수주가 이뤄진 것.
연비 효율성을 앞세워 '베스트 셀러'로 관심을 모았던 737 맥스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5개월 사이 벌어진 참사로 발이 묶인 뒤 어렵사리 회생을 시도하고 있지만 FAA의 제동으로 인해 운항 정상화가 상당 기간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딕슨 청장은 "737 맥스의 정확한 운항 재개와 관련해 정해진 시간표는 없다"고 말했다. 또 운항 정상화를 위해 풀어내야 하는 쟁점이 10~11가지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모든 사안을 엄격하게 다룰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고, 이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조사 상황에 대해 딕슨 청장은 "관련 팀이 소프트웨어의 점검에 매달리고 있다"며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개발됐는지 면밀히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항공업계 컨퍼런스에서 고도로 자동화되고 복잡해진 시스템에 조종사들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대해 심층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737 맥스의 운항 재개가 지연되면서 국내외 주요 항공사의 손실도 그만큼 불어날 전망이다. 기존에 구매한 항공기를 묶어 놓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매출 손실이 커진다는 얘기다.
한편 소식이 전해지면서 보잉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장중 3% 가량 급락하며 다우존스 지수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