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무슬림 차별' 논란에 휩싸인 시민권 개정안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이 무력 충돌했다.
북동부에서는 법안 반대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총 6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델리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15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시민권 개정안 반대 시위가 촉발한 가운데 시위대에 의해 버스 한 대가 불에 타고 있다. 2019.12.15 lovus23@newspim.com |
1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이날 뉴델리에서 시위대는 버스를 불태우고 도로를 봉쇄했으며 경찰은 최루탄과 경찰봉을 이용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는 최루탄을 발사한 경찰관을 향해 돌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시위로 버스 최소 3대와 오토바이 여러 대가 불에 탔다.
현지 매체인 인디아투데이는 시위대가 경찰차 2대와 버스 4대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번 충돌로 경찰관 6명과 소방관 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위에 참가한 학생 31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 중 11명이 입원했다.
이번 집회는 국립 이슬람 대학인 JMI대학이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경찰이 허가없이 캠퍼스에 진입해 직원과 학생들을 폭행했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시위 진압을 위해 필요한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JMI대학 주변에 위치한 일부 학교는 16일 문을 닫을 예정이다.
이번 시위는 지난주 인도 하원에 이어 상원이 시민권 개정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촉발됐다. 개정안은 인도 주변 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파키스탄 3개국 출신 중 무슬림을 제외한 6개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인도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야당과 무슬림 사회는 인도 내 거주 인구가 2억명에 달하는 무슬림을 억압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또한 세속주의를 기본 원칙으로 삼는 인도에서 이번 법안은 "비헌법적"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시위는 인도 북동부 지역에서 지난주 처음 촉발됐다. 현지 주민들은 불법입국자들이 대거 북동부 주로 몰리면서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기고 문화를 희석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위 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는 총 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아삼 주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4명이 숨졌으며, 15일 방화와 폭력으로 두 명이 추가 사망했다. 아삼과 웨스트벵갈 주 정부는 인터넷망을 폐쇄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는 인도 북동부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앞서 지난 9일 미국 정부 산하 독립기구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인도의 시민권 개정안에 우려를 표하며, 법을 발의한 내무장관과 관련 당국자들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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