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실무자급 무역 협상 팀이 오는 15일로 예정된 156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 시행을 보류하기 위한 포석을 마련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양국 실물경기가 이미 관세 후폭풍에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누구도 또 한 차례 관세 충격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그가 정책자들의 반대를 꺾고 관세를 강행한 바 있어 이번에도 공식 발표가 나올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팀이 15일 추가 관세를 보류하기 위한 포석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 양국 1단계 무역 합의가 15일 이전까지 성사되기는 어렵지만 추가 관세는 보류될 것이라고 전한 가운데 나온 소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정책자들은 1단계 합의 시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수 차례 언급, 협상이 내년 이후까지 지루하게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내 협상 타결이 불발될 여지가 높지만 양측은 추가 관세로 인한 실물경기 타격과 일촉즉발의 대치 국면을 피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WSJ은 주장했다.
15일 관세 보류의 최종 결정은 일차적으로 중국의 미 농산물 수입 규모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월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와 회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연간 400억~500억달러 물량의 농산물을 수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산 대두와 돈육에 대한 관세 시행을 보류해 협상 진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15일 관세를 일정 기간 보류할 가능성에 기대가 실리고 있지만 불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WSJ은 지적했다.
양국의 협상이 실무자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 고위급 논의가 열흘 이상 공백 상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막판에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 돌발 변수로 남아 있다. 양국의 장관급 협상 팀이 관세 보류를 결정하더라도 앞서 정책자들의 의견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매파 행보를 취했던 그가 이번에도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WSJ은 강조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5일 추가 관세가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혀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추가 관세의 보류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쟁점이 원하는 방향으로 풀리지 않을 경우 관세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최근 협상에 관여하기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 고문은 WSJ CEO 포럼에서 "협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도 추가 관세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협상 상황에 정통한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 상의 부회장은 WSJ과 인터뷰에서 "양측 모두 신경전이 재점화되기 전에 협상 타결을 이뤄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누구도 먼저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라시아 그룹은 보고서에서 내년 초 1단계 무역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을 65%로 제시했다. 현재로서 가장 커다란 리스크는 무역 전면전의 재점화가 아니라 협상의 표류라는 주장이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은 "1단계 무역 협상 전망이 밝다"고 주장하면서도 내년 대선 이전까지 최종 타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월 중국의 대미 수출이 23% 급감, 총 3600억달러 물량에 대한 폭탄 관세의 충격을 실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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