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최근 베트남 증시가 후퇴하면서 밸류에이션이 5년 평균 밑으로 내려가 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고속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베트남의 증시 투자를 모색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베트남 증시는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복병이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국인 지분 상한선, 유동주식수 부족, 강력한 국가 통제 등으로 인해 외국 투자자들이 뛰어들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주가지수의 대표 종목 유동주식수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다행히 베트남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내놓았다. 일부 산업에 한해 외국인 지분 상한선을 완화하고 기업의 정부 지분 비중 축소 절차를 가속화했다. 또한 2017년에는 파생상품 시장을 도입했으며 올해에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하면 베트남 증시의 거래량은 대형주라 해도 매우 적은 실정이다.
베트남 주식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GAM인베스트먼츠의 신흥시장 주식 책임자인 팀 러브는 인기가 많은 일부 주식의 유동성이 타이트한 이유는 대규모로 지분을 보유한 외국 투자자들이 대체로 장기 투자를 하고 있어 한 번 손에 쥔 주식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화를 통해 유동성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국유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노력을 기울였으나 민영화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어 2017~2020년 총 60조동(약 3조900억원)의 국유 자산을 민영화한다는 목표를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베트남 증시로 2억3000만달러(약 2744억원)의 외국 자본이 유입됐다. 이는 자본이 유출된 말레이시아나 태국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것이지만, 지난 2년 간에 비하면 유입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AM인베스트먼츠는 베트남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투자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팀 러브는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종목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동성이 부족하다 해서 좋은 투자 기회가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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