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시작 이후 군항 기능 중단했던 곳…함정 재배치 움직임 포착
언제든 긴급 출동 가능하도록 함정 머리도 바다 쪽으로 돌려 놔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한 데 이어 금강산 관광 때 남측 유람선을 받았던 항구인 장전항을 해군기지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금강산 관광용 유람선 정박을 위해 사용했던 장전항에 군사 시설을 건설하고 함정을 재배치하는 등 이곳을 다시 해군 군항으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평양=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 지구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사진=조선중앙통신] 2019.10.23 |
이곳은 과거 금강산 관광을 위한 남측 유람선이 드나들었던 곳이다.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군항 기능이 중단됐었다. 북한은 유람선 정박을 위해 이곳에 있던 함정을 후방 남애항(장전항과 7km 거리)으로 물리고 부두, 출입사무소 등을 지었었다.
그런데 북한이 다시 이곳 장전항으로 함정을 옮겨놓고 있는 것이다. 장전항은 2008년 관광객으로 금강산을 방문했던 고(故)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피살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위성 사진 제공업체인 구글 어스 사진 분석 결과, 북한은 필요할 경우 언제든 긴급 출동할 수 있도록 함수(함정의 머리 부분)를 바다 쪽으로 향하도록 돌려놓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북한이 지난달 우리 측에 금강산 시설 철거와 관련한 최후 통첩을 보낸 뒤로 양측은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북측은 시설 철거를 위한 문서교환 방식의 합의를 요구하고 있고 남측은 만나서 얘기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등 양측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금강산관광을 두고) 남북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크다"며 "그 간격을 좁힐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관광 재개를 고려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언급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