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범죄 감소 추세...사회적 혐오는 고착화
"지나친 혐오는 또 다른 범죄 불러와"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최근 외국인 범죄가 부각되면서 '외국인 혐오'가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조건적인 혐오는 오히려 줄고 있는 외국인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인천국제공항 여자 화장실에서 면세점 여직원을 성폭행하려던 인도네시아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4개월 전 한국에 일을 구하기 위해 입국한 상태였으며, 지난 20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로고. [뉴스핌DB] |
같은 날 경기도 안성에서는 20대 태국 남성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숨겼다며 말싸움을 벌이던 중 직장동료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국내 체류 외국인들에 대한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외국인들이 와서 범죄만 저지른다", "길에서 마주칠까 무섭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민들의 반응과 달리, 최근 실제 외국인 범죄 건수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 발생 건수는 △2014년 2만8456건 △2015년 3만5443건 △2016년 4만1044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 △2017년 3만3905건 △2018년 3만2313건으로 감소했다.
더욱이 매년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범죄율은 더 낮아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외국인은 △2014년 179만7618명 △2015년 189만9519명 △2016년 204만9441명 △2017년 218만498명 △2018년 236만7607명으로 최근 4년 사이 57만여명이나 증가했다. 결국 지난해 외국인 범죄율은 1.3%에 불과했던 셈이다.
백선영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부장은 "실제 외국인 범죄율은 한국인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라며 "그러나 최근 집회 현장이나 온라인 반응을 봐도 이주자는 곧 범죄자라는 사회적 인식이 점점 더 고착화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범죄 예방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도, 지나친 혐오는 오히려 범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인들은 문화 차이 등으로 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있지만, 반대로 생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범죄 억제 요인도 있다"며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범죄 예방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근거 없는 외국인 혐오는 또 다른 범죄를 낳을 수도 있다"며 "국제화 시대에 맞게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