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지난 4월 통화 녹취록 요약본을 공개했다.
백악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스캔들 핵심 증인인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의 공개 청문회 증언을 앞두고 통화 녹취록을 전격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은 지난 4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당시 당선자 신분이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16분간 통화한 기록이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의 당선을 축하하며 자신의 미스 유니버스 대회 주최 경험을 화제로 올리며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매우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추후에 젤렌스키를 백안관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이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고,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훌륭한 본보기로 삼았다고 화답했다. 자신의 취임식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기도 했다. 당선 축하 통화였던 만큼 이날 대화는 두 정상 간의 덕담 위주로 이어졌다.
지난 7월 25일 이뤄진 두 번째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볼렌스키 대통령에게 원조 지원을 빌미로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수사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탄핵 조사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덕담 수준의 대화가 오간 4월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7월 통화 역시 지극히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통화였다며 물타기에 나선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2019.09.25. [사진=로이터 뉴스핌] |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도 "대통령은 아무 잘못된 게 없다는 것을 모든 미국인이 볼 수 있도록 두 개(4월과 7월)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는 전례 없는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탄핵 방어에 나선 공화당 위원들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이날 오전 하원 공개 청문회에서 데빈 누네스 공화당 하원 의원은 4월 통화 녹취록을 그대로 읽어내려갔다.
그는 녹취록을 읽은 뒤 "대통령의 통화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탄핵 청문회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CNN 방송은 이와 관련, "탄핵 조사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7월 통화와 그의 측근들이 민주당 후보를 조사하기 위해 부적절한 압력을 했는 지를 밝히는 것인데 4월 통화 녹취록을 갑자기 공개해 초점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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