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9 답방 약속'…2020년에도 '난망'
탁현민 "준비는 돼 있다"… '끈' 놓지 않아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계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산 방문이 최종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준비하는 정부부처의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그간 김 위원장의 방한에 대비해 여러 가지 행사 일정 등을 고려해 왔다"면서도 "하지만 현재까지 북측으로부터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해 사실상 방한 가능성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2019.6.30 photo@newspim.com |
◆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완벽하게 방한 준비한 상태"
외교부 등 정부부처 "의전·경호 논의 일정 빠듯...현재로선 방한 어려워"
오는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라는 '빅이벤트'를 두고 그간 김 위원장의 방한 가능성을 점치는 기대 섞인 전망이 줄곧 제기돼 왔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러 가지 의미에서 오는 게 좋다"며 "개인적인 바람을 묻는다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탁 자문위원은 김 위원장의 방한 가능성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그는 '김 위원장이 결심하면 언제든지 올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것인가'라는 사회자의 물음에 "당연하다"며 "준비를 완벽하게 한 상태에서 기다리는 것이지, 온다고 결정 난 이후에 준비하기는 어렵지 않나"고 했다.
반면 한·아세안 정상회의 주최측은 사실상 기대를 접은 모습이 확연하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의전이나 경호 등 각종 부대여건을 감안할 때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방한은 무산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9월 국회 전체회의에서 "(북미간) 비핵화 협상 진행상황에 따라"라는 전제 조건을 걸며 김 위원장의 방한 불씨를 살려뒀다.
하지만 지난 4일 국정원 국감에서는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한 추가 보고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실무협상이 끝내 '노딜'로 끝났고, 북한 매체의 계속되는 대남 비난전,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 시사 등이 판단의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19일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 시민들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 지난해 '9.19 답방 약속' 2020년도 방한 난망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한 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사실을 알렸다.
당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며 "여기서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김 위원장의 답방은 무산됐다. 특히 당시와 올해 분위기는 확연이 다르다는 관측이다.
지난해의 경우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앞으로 보낸 친서에서 방한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러나 최근 남북 간 흐르는 기류는 차갑기만 하다.
또한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북측은 김 위원장의 '연말시한'이 도래하면서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 등 일련의 입장 표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고 있다.
북미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지난 14일 미국으로부터 '12월 협상재개' 제안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김 대사는 "(만약) 연말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려보려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며 "또 미국의 대화제기가 조미(북미)사이의 만남이나 연출해 시간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 밖에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고 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