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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나, 지휘자로 첫 내한…"전율이 있는 연주할 것"

기사입력 : 2019년11월11일 16:17

최종수정 : 2019년11월11일 16:34

노르웨이 트론헤임심포니 오케스트라 선임 지휘자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내에서 친숙한 첼리스트 출신 장한나가 노르웨이 트론헤임심포니 오케스트라 선임 지휘자로 내한 공연 무대에 선다.

장한나와 트론헤임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로아르 라이난 대표는 1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에서 연주를 하게 된 소감과 계기를 밝혔다. 이들은 오는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화려한 무대에 오르며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협연을 앞두고 있다.

장한나는 "오랜만에 고국의 팬들과 감동의 음악을 나눌 수 있어 기쁘고 설렜고 오래 기다려왔다. 올해가 또 노르웨이가 한국과 수교한 지 20주년, 제가 데뷔한 지 25주년 되는 해다. 좋은 가을날 여러분과 함께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로아르 라이난 대표도 "장한나씨의 고향에 오케스트라와 함께 왔다. 한국에 방문하는 10일간이 너무나 기대된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지휘자 겸 첼리스트 장한나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장한나 &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 기자간담회'에서 소개를 하고 있다. 2019.11.11 alwaysame@newspim.com

장한나는 11세이던 지난 1994년 10월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콩쿨에서 최연소로 우승하며 데뷔한 첼로 신동이다. 이후 2007년 지휘자로 전향한 뒤 최초로 내한 공연 무대에 서게 됐다.

그는 "솔리스트로서 악기 연주자로서 스스로와 싸움을 했었고 나의 실력을 갈고 닦고 연주를 책임지는 삶을 살았다"면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는 나의 음악을 넘어서 연주자들과 함께 열정을 공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첼로 연주자와 지휘자로서 삶이 달라졌음을 얘기했다.

이어 "솔로로는 첼리스트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단기 체류를 많이 했었다. 지금은 한 예술단체의 선임 지휘자를 맡으면서 계속해서 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이제는 그 단체의 일부가 되고 그 곳의 전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면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매번 열정을 불태워 준다. 그런 점이 저와 너무 비슷하다. 열정하면 또 한국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오케스트라와 국내 무대에 애정을 드러냈다.

국내 여성 지휘자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외국 오케스트라의 선임 지휘자로 활약 중인 그는 "많은 아이디어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큰 발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클래식 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차별이 있는 것이 이 사회"라면서도 "주어진 환경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 여자 지휘자가 생소하지만 그걸 많이 생각하려고 하는 편은 아니다"고 솔직한 심경을 얘기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지휘자 겸 첼리스트 장한나와 로아르 라이난(Roar Leinan) 트론헤임 심포니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장한나 &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 기자간담회'에서 소개를 하고 있다. 2019.11.11 alwaysame@newspim.com

특히 첼리스트로 활동할 당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다시 연주자로 볼 수 있을지도 질문이 나왔다. 장한나는 "첼로 독주 레퍼토리는 굉장히 적은 편이다. 그런 연주를 주로 하다보니 어느 새 나의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무궁무진한 음악의 세계를 어떻게 공부하고 뭔가 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위대한 교향곡들을 보기 시작했다. 지휘를 공부하면서 내가 갈 길이 이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정상의 연주자로 살기 위해선 6시간 이상 연주를 해야 한다. 지금은 지휘 공부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에 연주를 병행하기는 어렵다"고 현실적 어려움을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래도 첼로는 저의 음악적 첫 사랑이고 지휘자의 삶을 살게 해줬기 때문에 그 사랑을 놓지 않고 있다. 언젠가 연주자로 만날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고 여지를 뒀다.

트론하임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라이난 대표는 장한나로 인해 변화된 것들을 언급하며 그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너무나 훌륭한 뮤지션이고 음악을 잘 하는 분이라 노르웨이에도 상당한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오케스트라에 대한 접근에 대해선 음악적 스킬이 대단하다 생각한다. 톱 뮤지션으로서 각자의 악기들이 어떻게 연주를 해야 전체 오케스트라가 훌륭한 음악을 만들 수 있는지 알고 계신 분이다. 장한나씨의 에너지가 우리 도시에도 굉장히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로아르 라이난(Roar Leinan) 트론헤임 심포니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장한나 &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 기자간담회'에서 소개를 하고 있다. 2019.11.11 alwaysame@newspim.com

장한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이번 연주에서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1번과 피아노협주곡을 임동혁과 협연하며,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우리 프로그램을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밝지만은 않다. 많은 열정적인 슬픔과 삶에 대한 사랑, 소회가 깃든 음악들"이라며 "운명에 대한 반발, 심장이 터질 듯한 힘과 열정,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나약함이 많이 들어있다. 인간으로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음악들이라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번 연주의 목표도 밝혔다. 장한나는 "모든 단원이 하나의 표현을 하는 것. 아름다운 소리, 풍성한 사운드보다도 그 순간에 음악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맥시멈으로 표현하고 싶다"면서 "연주자가 아니라 청중이 그 소리를 들었을 때 전율이 있는, 무언가를 전하는 소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음악의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른다면 무의미한 소리다. 모든 단원들의 개개인의 역량이 돋보이면서 하나로 어우러지는, 그게 오케스트라의 기적일 것"이라고 공연의 포인트를 짚었다.

장한나와 트론헤임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은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시작되며, 13일 부산, 16일 대구, 17일 익산에서도 만날 수 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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