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선망 직거래 외지 활어차 후포수협 위판장 진입 차단 등 자구책
'소형선망 동해안 조업금지 설정' 등 시행령 즉각 개정이 해법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후포항 어민들이 뿔났다.
경북 울진군 후포 자망협회 등 어민단체들이 남해안 선적 소형 선망의 동해안 전방위 조업 행위 근절 방안 마련을 촉구하며 이들의 후포수협 위판장 내 어업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외지 활어차의 위판장 진입을 차량으로 차단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19.11.7. nulcheon@newspim.com |
후포소형선박협회와 정치망협회, 자망협회 등 후포항에 선적을 둔 어업인들이 최근 조업도 포기한 채 후포 앞바다와 왕돌초 등 경북 동해 연안 1마일까지 진출해 어족자원 고갈과 어장 오염 등을 가속화시키는 경남과 전남.북 선적 소형선망 어선들의 전방위 조업행위 저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들 후포항 어업인들은 지난 달 중순부터 후포수협 위판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개인 차량 등으로 막고 남해안 선적 선망어선들과 직거래를 위해 들어오는 외지 활어차 진입을 차단하는 등 후포 앞바다와 애써 가꿔 온 '바다목장'인 왕돌초 어장 지키기에 나섰다.
후포항 어민들은 최근 조류를 따라 이동하는 겨울철 회귀 어종인 방어떼가 동해연안에 출현하면서 경남과 전남.북 선적 소형선망 어선들이 동해안 연안 1마일까지 진출해 전방위 조업을 펼치고 있다며 이들의 조업으로 연안 자망·통발·정치성 어구들이 마구잡이로 훼손되고 왕돌초 바다목장 수산자원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수년 간 가꿔 온 왕돌초 바다목장이 황폐화되고 있다면서 해수부의 즉각적인 시행령 개정 등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어민들은 남해안 선적 선망어선들의 조업으로 어장에 설치된 정치망 그물 등 어구들이 훼손되면서 2차 해양오염마저 가속화시켜 후포항 어민들의 텃밭인 바다목장이 황폐화되고 있다며 수산 당국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항구적이고 제도작인 대책마련을 거듭 요구했다.
오정환 자망협회 회장은 "최근 방어떼가 동해연안으로 몰리면서 남해안 선적 선망들이 떼지어 조업에 나서고 있다"며 "울진과 영덕 등 경북 동해연안 어민들이 설치한 정치망 길목에서 전방위로 조업에 나서 어민들의 생존권마저 위협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해안 선적 선망들의 전방위적 조업행위로 지역 어민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울진군과 수협 등 수산 당국은 뾰족한 대응책을 마련치 못한 채 냉가슴만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2014년 3월 개정,시행에 들어간 수산업법 시행령때문이다.
당시 해수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경기도, 충남, 전북, 제주도 해역에서는 소형선망 어선의 조업 금지구역을 설정했으나 유독 동해안 지역은 금지구역으로 설정하지 않은 것.
사정이 이렇다보니 후포수협 소속 중매인 등 어업인들은 최근 남해안 선적 소형선망어선들의 후포수협 위판을 저지하기 위해 어획가를 대폭 낮춰 입찰에 응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을 위해 조직적 대응에 나섰다.
실제 후포수협 중매인들은 남해안 선적 소형선망의 입찰 경우 '입찰가 600원(방어 1마리 기준)'을 제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대응해왔다.
이에 대해 남해안 선적 소형선망들이 위판과정을 거치지 않고 후포항에서 외지 활어차를 상대로 직거래에 나서자 급기야 지역 어업인들이 개인 차량 등으로 외지 활어차의 위판장 진입을 원천 봉쇄하기에 이른 것.
이와관련 어민 김모씨(68 후포면)는 "우리가 오죽했으면 조업 등 일과를 포기하고 외지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거리에 나섰겠냐"며 "해수부는 즉각 '소형선망의 동해안 조업 금지'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울진군과 경북도 등 수산당국과 어업인들은 지난 2017년부터 해수부를 상대로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건의해 왔으나 여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동해안 최대 바다목장이자 해양생태계 보고인 '왕돌초'를 품고 있는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항 2019.11.7. nulcheon@newspim.com |
◆ 강석호 국회의원 해수부 국감서 '소형선망 경북도 연안 조업금지' 시행령 반영 촉구
최근 강석호 국회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군 자유한국당)도 어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충과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등 해법 모색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4일 열린 해수부 국정감사를 통해 "동해 연안의 소형선망 조업금지구역 설정"을 강하게 요구했다.
강 의원은 "어획강도가 심한 근해 소형선망 어선들의 연중 조업으로 인해 다수의 연안 어업인 및 정치망 어업인들과 갈등이 커지고, 청어 등 자원고갈, 어구 훼손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제도적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소형선망어업 어구사용 금지구역에 경상북도 연안 5500m이내의 해역이 포함될 수 있도록 수산업법 시행령 개정이 시급하다"며 거듭 정부의 시행령 개정을 촉구했다.
울진해양경찰서도 최근 외지 선망 어선 문제가 비화하자 불법어업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에 들어가 울진군이 수산자원관리수면으로 지정한 '울진바다목장'에서 불법으로 수산자원을 포획한 선박 4척을 검거하는 등 어업질서 문란 행위 단속에 고삐를 죄고 있다.
울진바다목장은 울진군이 지난 2002년부터 울진군 기성면에서 후포면에 이르는 연안 2500㏊에 인공어초 등을 투하해 수산자원의 산란 및 서식장을 조성·운영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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