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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남미...칠레, 반정부 시위 격화로 APEC 개최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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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최원진 기자 = 남미가 흔들리고 있다. 지하철 요금 시위로 촉발된 칠레의 반정부 시위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과격해지고 있다. 칠레는 11월 16일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포기했다.

남미에서 경제 실정에 따른 정국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최에 임박해 국제정상 간의 회의를 취소한 것이라 향후 파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앞서 남미 제2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27일 치러진 대선에서 '페론주의' 노선을 내세운 좌파 야당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에는 4년 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산티아고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반(反) 정부 시위가 벌어진 칠레 수도 산티아고 거리에서 가구가 불에 타고 있다. 2019.10.30

◆ 칠레, 시위대 규모 100만명 넘어서

30일(현지시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 개최를 취소했다. 열흘 넘게 지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로 정상적인 국제 행사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1989년부터 매해 열렸던 APEC 정상회의가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칠레 시위의 발단은 지하철 요금 30페소(약 50원) 인상이다. 산티아고 대학생과 청년들은 '#대규모 회피'(#EvasionMasiva)란 해시태그와 함께 지하철 요금을 내지 말자는 소셜미디어 운동에 나섰다.

청년들은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지하철 개찰구를 뛰어 넘었고, 일부는 티켓 판매 기계를 파괴했다. 청년들의 지하철 요금 인상 반대로 시작된 불만은 사회 불평등에 대한 범국민적 분노로 확산됐다.

지난 25일에는 칠레 전역에서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피녜라 대통령은 TV연설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고, 29일에는 내무·경제·재무·노동부 등 내각 교체를 단행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시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격화되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은 지하철역과 버스, 은행에 불을 질렀다. 슈퍼마켓과 상점 절도를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도로는 시위대의 방화와 바리케이드 설치로 제 기능을 상실했다.

칠레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밤 10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군인과 경찰들은 곤봉과 최루탄, 심지어 실탄까지 쏘며 시위 진압에 안간힘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첫 시위 이래 경찰의 진압 등으로 사망한 시위자들은 최소 23명이다.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25일(현지시간) 대규모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웠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패한 '신자유주의' 실험실

칠레는 신자유주의의 실험실로 불렸다. 1980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대통령 이후 지금의 피녜라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칠레 정부는 민영화 위주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했다.

그동안 칠레는 빠른 경제 성장을 통해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2010년에는 멕시코에 이어 남미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됐다.

하지만 성장에 따른 혜택이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으면서 심각한 양극화와 빈부격차를 불러왔다.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불평등과 불공정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2017년 유엔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칠레에서는 상위 1%가 전체 부(副)의 33%를 소유하고 있다. 칠레는 OECD 국가 중 가장 빈부격차가 큰 회원국이기도 하다.

훌리오 핀토 산티아고 대학교 교수는 지난 30년간 칠레의 경제 성장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 온라인 매체 복스(Vox)에 "칠레는 민영화 위주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 지난 30년간 경제 성장을 이뤘고 부유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이는 매우 엉성하게 지어진 대들보와 같다"고 주장했다.

빈부격차 심화와 무분별한 민영화에 따른 보건·교육·연금 등 공공 서비스 부실이 만들어낸 총체적인 사회 구조적 모순에 칠레 국민들이 폭발했다는 얘기다.

AP통신은 "칠레에서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기 위해 1년을 기다리거나, 진료 약속이 잡혔다는 전화를 가족이 죽고 나서 몇 달 뒤에 받는 경우가 흔하다"고 전했다.

영화업계에 종사하는 안토니아 델 알멘드로 씨(25)는 가디언에 "우리나라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독재정권 시절과 같은 헌법을 가진 유일한 국가다. 우리는 독재정권 때와 동일한 헌법과 경제모델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인권 역시 그때와 마찬가지로 침해받고 있다. 우리들은 이제 깨어났다"고 말했다.

[산티아고 로이터=뉴스핌] 전솔희 인턴기자 =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수도 산티아고의 베르나르도 오이긴스 공원에서 열린 연례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했다. 2019.09.19. Alex Ibanez/Courtesy of Chilean Presidency/Handout via REUTERS

◆ 남미에 다시 부는 '좌파' 바람

최근 남미의 반정부 시위는 칠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에콰도르에서는 정부의 유류보조금 삭감 반대 시위로 들끓었고, 볼리비아와 온두라스 등에서도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정부에게 시위하고 있다.

남미의 고질적인 양극화와 빈부격차 등 경제적 불평등과 부패하고 무능력한 기성정치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남미에는 다시 좌파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0일 치러진 볼리비아 대선에서 좌파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승리한 가운데, 아르헨티나에서는 4년 전 우파에 표를 던졌던 국민들이 친(親)시장 정책 실패와 긴축 재정에 대한 불만으로 다시 좌파의 손을 들어줬다.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에서 연이어 좌파 후보가 승리한 데 이어, 11월 결선투표를 치르는 우루과이에서도 좌파 집권당이 승리하면 남미에서 좌파 정권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아르헨티나의 마크리 정권으로 시작된 남미 우파 정부의 강세 흐름이 전환되는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오른쪽으로 치우쳤던 남미의 정치 지형이 다시 왼쪽으로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신자유주의와 긴축 정책을 펼쳤던 칠레와 좌파에서 우파로 선회한 에콰도르가 반정부 시위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남미 우파 정부의 입지가 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라틴아메리카는 지금 혼란의 가운데에 놓여 있다.

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중도 좌파 연합 '모두의 전선'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사진= 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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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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