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부진 이어져
전문가 "메모리 시장, 내년에는 5G 등 힘입어 회복할 것"
[편집자] 지금 한국경제를 '서서히 데워지는 솥 안의 개구리'에 비교하는 지적이 많습니다. 두 자릿수 성장은 먼 얘기가 됐고, 3%대에서 2%대로 떨어지더니 이제 '2% 성장'도 지켜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상승률도 0%대로 고착되는 양상입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디플레이션 악몽'이 한국경제에도 공포로 엄습합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디플레이션 공포(D의 공포)'를 피하기 위한 각 경제주체의 노력을 점검하고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한국 경제에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도 회복이 어려운 모습이다. 당초 상반기는 어렵지만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이 많았지만 하반기 수출 부진이 악화된 상황이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47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7% 감소했다. 이 중 반도체 수출은 31.5% 급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12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진교영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삼성전자 사장), 정은승 삼성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 반도체 업계 CEO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10.24 mironj19@newspim.com |
수출 감소세는 10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은 13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8.5% 줄었다. 반도체의 경우 27.2% 감소했다. 하반기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물건너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ICT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 이에 따라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보복규제 등 글로벌 악재들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업황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56.2% 줄었고, SK하이닉스는 93% 급감했다. 이들은 4분기 역시 회복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 반도체를 이끌고 있는 김기남 부회장은 "3분기에는 2분기보다 (가격이) 떨어지는 폭이 줄긴 했지만 이후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산업도 녹록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달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동월보다 20% 줄었다. 디스플레이 부진은 중국 패널업체들이 LCD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대(對)중국 수출이 대폭 감소한 영향이다. 게다가 중국발 공급과잉 현상도 나타나면서 패널가격 하락 등 업황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삼성과 LG가 LCD를 축소하고 QD디스플레이, OLED 등으로 사업구조를 바꾸는 이유다.
한편 내년에는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고속의 데이터 처리를 요구하는 서버와 5G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D램 수요가 내년이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성공 IHS마킷 이사는 최근 열린 '반도체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수요 측면에서 보면 내년 미중 무역 협상이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낼 것이란 전망을 바탕으로 거시경제가 올해보다 회복되고, 각국의 부양책이 실현될 것"이라며 "이를 배경으로 D램에 대한 정상적인 구매 패턴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투자 회복과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고속의 데이터 처리를 요구하는 서버 수요가 견조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5G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D램 수요를 확대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D램 시장을 이끌 큰 화두로 5G 스마트폰이 대두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서 5G 시장 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화웨이와 미디어텍이 5G 지원 모뎀을 공급하면서 5G 스마트폰 가격은 올해 70만원대에서 내년 연말 20만원 안팎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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