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0.4% 그쳐...10년만에 연 성장률 1%대 가시화
민간소비 부진 및 기업 투자 위축, 정부 재정 지원 약화 주요 원인
올 4분기 1% 이상 성장률 달성해야 연 성장률 2%대 가능
[편집자] 지금 한국경제를 '서서히 데워지는 솥 안의 개구리'에 비교하는 지적이 많습니다. 두 자릿수 성장은 먼 얘기가 됐고, 3%대에서 2%대로 떨어지더니 이제 '2% 성장'도 지켜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상승률도 0%대로 고착되는 양상입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디플레이션 악몽'이 한국경제에도 공포로 엄습합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디플레이션 공포(D의 공포)'를 피하기 위한 각 경제주체의 노력을 점검하고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지난 3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치면서 10년만에 경제성장률 연 1% 시대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3분기 성장률 '쇼크'는 내수부진이 이어진데다 지난 2분기 성장을 주도했던 정부 지출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한마디로 민간소비 부진과 기업투자 위축, 정부의 재정지원 약화 등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가 0.2%포인트(p)로 크게 줄었다. 앞서 지난 2분기엔 정부가 재정 집행에 총력을 기울이며 정부지출의 성장기여도가 1.2%p에 달했다.
3분기 정부 재정의 성장기여도 하락은 지난 2분기 정부가 대거 풀었던 지출액에 대한 기저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 소비 지출도 전분기(2.2%)대비 1% 감소한 1.2%를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서 열린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9.10.24 kilroy023@newspim.com |
민간 부문도 좋지 않았다. 민간 소비는 전분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승용차 등의 소비가 늘었지만 의류 소비와 해외여행 등이 감소했다. 결국 내수 부진이 성장률을 끌어내린 셈이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9%p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1분기(-1.9%p) 이후 가장 낮았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 경기 회복세도 약해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민간 투자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의 영향이 컸다. 아파트, 공장, 댐 등의 건설투자가 5.2% 감소했다. 경제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설비 및 공장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는데다 정부의 재건축 사업 규제 등으로 건설업의 사정이 좋지 않아서다.
이제 앞으로 관심사는 올 4분기 1% 이상의 경제성장률 달성 여부다. 4분기에 성장률 1%이상을 달성해야 당초 정부가 예측한 올해 2%대 성장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외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막판 2%대 성장률 달성을 위해 남은 재정을 집행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마저도 녹록치 않다. 남은 실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분기별 정부 재정 집행 규모는 1분기(138조2000억원), 2분기(137조2000억원), 3분기(96조6000)억원이다. 지난 9월말 기준 중앙정부 재정집행률은 본 예산(473조6000억원) 대비 78.4%로 역대 최고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정부의 기존 경제정책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상황을 어렵게 만든 원인은 크게 3가지인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반도체 경기 악화, 대외경제 악화"라며 "대외경제 여건과 반도체 경기는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경제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기업 비용증가 충격에 대해선 정책적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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