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30만명 육박…독도방문 역대 최대
"일본 불매로 울릉·독도 찾는 관광객 급증"
관광 수요·독도 수호, 사동항 건설에 주력
독도 조사에 나서는 해양연구기지 '선봉장'
[울릉=뉴스핌] 이규하 기자 =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더는 외롭지 않은 섬이 있다. 서도와 동도의 커다란 봉우리를 지닌 대한민국 영토 독도. '독도의 날'을 사흘 앞둔 22일 오전 울릉 도동항에는 900명이 넘는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확산과 독도의 날이 도래하면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30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이 중 독도 방문객은 역대 최대다.
최근 독도관리사무소가 파악한 독도방문객은 올해 9월 기준으로 22만6825명이다. 지난해 22만6645명, 2017년에는 20만6111명으로 관광객 수가 급증추세다. 독도 관람객 수는 지난해 4월 20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울릉군은 내년 사동항이 완공될 경우 유료 관광객만 4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양기상 변동이 심한 독도에 입성하기 위해 꼭 들려야하는 거점지역은 울릉도다. 급증하는 관광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보다 넓고 안정적인 규모의 접안 시설이 요구된다. 특히 독도의 영토관리 강화를 위한 독도의 모도(母島)로 울릉항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울릉도·독도 전경 [뉴스핌 DB] |
이를 위한 개발에 총 사업비 2787억원을 투입한 '울릉(사동)항 2단계' 사업이 있다. 사동항은 지난 2011년부터 개발 사업을 시작해 외곽시설 1160m, 접안시설 1025m를 자랑하는 거대 규모다.
사동항은 해군부두 400m, 관공선 부두 145m, 해경부두 175m, 여객부두 305m로 해양수산부 예산 1722억원(61.8%)과 국방부 1065억원(38.2%)의 예산 분담이 이뤄졌다.
2009년 3월 울릉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후 2010년 12월 예타면제, 2011년 7월 울릉항 기본계획 고시로 포스코건설 외 4곳이 동방파제 시공에 나섰고, 접안시설은 동양건설산업 외 3곳이 맡고 있다.
사동항의 동방파제 완공은 지난해 6월 완료된 바 있다. 이어 사동항의 접안시설 전체 준공은 내년 7월 예정으로 여객부두, 해군부두 등이 들어선다.
접안시설 축조는 현재 해군‧해경부두 및 국가어업지도선부두 매립공, 블록공 등을 완료한 상태다. 여객부두의 경우는 매립공정이 한창 진행 중이다. 매립완료 시점은 올 연말로 현재까지 85.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울릉(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 축조에 대한 2020년 준공소요분(89억원) 중 해수부 예산(정부안, 59억원) 반영됐고 나머지 소요예산은 국방부 예산에서 지급 예정"이라며 "공사 전체 완공에는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동항이 완공될 경우 접안시설이 좁고 불편이 따랐던 울릉 도동항에서 보다 안정적인 환경으로 변모하게 된다. 더욱이 태풍 등 이상기후 및 고파랑 발생 때도 피항이 가능한 해상교통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실제 태풍 때 마다 해상사고를 우려한 선박들의 피항이 잦다. 아울러 국가어업지도선(2~3척) 접안에 따라 인근해역 어업지도‧불법 어업단속 등 즉시 대처가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뱃길을 대신할 하늘길도 사동항 방파제를 따라 메운 1200m의 활주로(울릉공항)가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도 해역에서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일본에 비해 지리적 여건이 불리한 부분도 해결된다.
22일 박병덕 혜인E&C 건설사업관리단장이 울릉(사동)항 2단계 접안시설 축조공사 현장에서 사동항 건설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핌 DB] |
박병덕 혜인E&C 건설사업관리단장은 "사동항이 완공되면 5000톤급 선박의 접안이 가능해진다"며 "여객선뿐만 아니라 2025년 준공될 울릉공항으로 울릉도·독도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동항 전진기지는 해군선(1척) 상시 접안을 통한 독도 영토관리에도 탁월하다. 해병대 울릉부대가 창설될 경우 동해 전략 요충지의 방어 능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05년 3월 일본 시네마현의 다케시마 날 제정에 대응할 '독도 지키기 종합대책' 중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동해연구소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의 활동은 의미가 크다.
독도와 울릉도 주변해역의 해양생태계 감시와 보전연구, 해양수산자원 육성 등 해양연구 활동을 수행하는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독도·울릉도 자원개발에 선봉장 격이다. 지역 현안인 어족 자원 문제 해결을 위한 울릉도 수산자원 육성과 오징어 대체 자원 개발이 한창이다.
무엇보다 과학조사를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해양영토 관리가 가능하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의 숙원 사업인 20톤급 독도 연구조사선의 예산(25억원)도 확보하면서 건조(建造)를 앞두고 있다.
기존에 어선을 빌려 독도 연구를 수행하던 방식에서 정밀 조사를 할 수 있는 상시 투입(2021년부터)이 가능해진다. 독도 연구조사선에는 수심별 수온염분측정기(CTD), 해수채수기, 표층연속 수온염분측정기(TSG), 수심측정기, 다이버 지원 장비, 시료분석 지원 장비 등이 첨단 장비가 탑재된다.
임장근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은 "독도 전용 연구조사선을 활용해 수시로 독도 육상 및 독도 연안 연구 수행이 가능하다"며 "연구 장비가 없는 기존의 낚시선, 어선 임차에 따른 연구원 안전 문제와 비조사선 사용에 따른 연구 자료 질 저하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릉도 북서쪽에 위치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사진=KIOST] |
한편 경북 환동해지역본부는 울릉도 특산품인 오징어잡이 감소로 인해 '독도새우' 방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트 미 대통령 방한 때 청와대 환영만찬으로 유명세를 탄 '독도새우'는 고부가가치 수산자원이다.
김남일 환동해지역본부장은 "독도의 실효적 지배권 강화와 고급 수산자원을 위해 어린 도화새우 30만 마리를 올해 처음으로 독도해역에 방류했다"며 "고부가가치 어종의 방류 사업과 더불어 동해는 잡는 어업이 주류를 이룬다.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인 양식 산업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일본 여행객 수가 급감하면서 울릉도·독도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추세"라며 "아버지 고향인 울릉도 홍보대사로 연예인 박수홍 씨를 위촉하는 등 울릉군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