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은 '라가르드' 전 IMF총재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4일(현지시간)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와 기자회견을 연다.
드라기 총재가 2012년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과감히 실행한 대규모 통화 완화정책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부채위기를 막아낸 '마법'으로 불린다. 유로존의 구원투수였던 그가 8년의 임기를 마치고 마지막 등판을 하는 셈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리스발(發) 재정위기가 고조됐던 2011년 11월 ECB 지휘봉을 잡은 드라기 총재는 취임 3일째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 통화 완화정책의 포문을 열었다.
이듬해 7월에는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선언한 뒤 무제한 국채 매입(양적완화)을 결정했다. 이후 마이너스 금리정책과 양적완화 확대를 내놓으며 위기에 맞선 총재로서 신뢰를 모았다.
위기 국면마다 빛을 발휘한 드라기 총재에게 찬사만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도 물가안정 목표 '2% 바로 아래'는 달성하지 못했다.
통화완화 정책을 오래 지속한 결과 부작용도 컸다. 저금리가 장기화한 탓에 은행의 수익은 저하되고 위험 대출이 증가했다. 이자에 의존하는 연금생활자의 불만도 커졌다.
드라기 총재의 마지막 회의는 ECB가 내분을 겪는 가운데 열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 9월 양적완화 재개 결정을 둘러싸고 극심한 분열상을 드러냈다.
드라기 총재 측근인 빌로이 드 길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마저도 당시 "추가 자산매입은 현 시점에서 불필요하다"고 반발했고, 독일 출신의 자비네 라우텐슐레거 집행이사는 양적완화 재개에 반대해 임기를 2년여 앞두고 돌연 사임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양적완화를 재개하면서도 각 국가에 재정정책을 주문했다. 통화 완화정책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자 선봉에 나서 각 국가에 재정 부양책 마련 시간을 제공한 셈이다.
드라기 총재의 바통을 이어받는 크리스티나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오는 11월 1일 취임하는 라가르드 전 IMF 총재는 드라기 총재의 노선을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달 초 라가르드는 "유로존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라가르드의 임기가 무난하게 흘러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드라기 총재의 유산인 통화 완화정책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각 정부의 재정 부양책은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가 당장 해결해야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내정자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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