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밤이나 이튿날 오전 중 구속영장 신청할 확률 높아
경찰 "불구속 입건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수사중"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비서와 가사도우미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한지 2년 3개월여 만인 23일 체포됐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가운데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간 및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을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성폭력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자신의 비서 A씨의 신체를 동의 없이 상습적으로 더듬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자신의 별장에서 근무하던 가사도우미 B씨를 성폭행 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당시 정황과 함께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이날 밤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수서경찰서 /뉴스핌DB |
경찰은 김 전 회장의 혐의가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판단되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면 이날 밤이나 이튿날인 24일 오전 중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48시간 체포시한인 25일 오전 3시 40분쯤을 넘어서까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김 전 회장은 석방된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신청 시점을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오늘 저녁 늦게나 내일 오전 중이 될 수도 있다"며 "불구속 상태로 수사할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놓고 폭넓게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22일 미국 뉴욕에서 대한항공 비행편을 타고 이날 오전 3시 4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이 입국하자마자 체포영장을 근거로 신병을 확보했다.
김 전 회장은 '성추행·성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 '왜 이제까지 조사에 응하지 않았느냐' 등 질문에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혐의를 인정한다는 취지인가'라는 질문에는 "인정하지 않는다. 조사 과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질병 치료차 미국에서 머무르며 경찰의 소환 요구를 거부해왔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5월 김 전 회장을 기소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가사도우미 성폭행 피소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경찰은 지난 7월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해 김 전 회장을 강제 소환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