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영국 하원이 19일(현지시각)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승인을 연기하면서 잠시 진정됐던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브렉시트 시한의 3개월 추가 연장 요구에 대한 EU 측 결정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런던에서는 두 번째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왜 불발됐나 = 영국 하원은 이날 보리스 존슨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에 앞서 브렉시트 이행 법률이 의회의 최종 승인을 얻을 때까지 합의안 통과를 보류하자는 올리버 레트윈 의원의 수정안을 표결에 붙였고, 이를 찬성 322표와 반대 306표로 통과시켰다.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위해 모인 영국 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U 탈퇴법(Withdrawal Agreement Bill)이 성립하기 전까지 존슨 총리가 마련한 합의안 초안에 대한 결정을 미룬다는 내용이 골자다.
합의안 통과 후 EU 탈퇴법 관련 법령이 10월 말까지 정비되지 않을 경우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함께 하원은 존슨 총리에게 오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일정을 내년 1월31일로 3개월 추가 연장할 것을 EU 측에 요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존슨 총리는 EU에 브렉시트 연장을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전달했다. 이와 함께 자신은 이를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 브렉시트 앞으로 시나리오는 = 2016년 국민투표에서 찬성 52%로 통과된 브렉시트가 3년 이상 해법을 찾지 못한 것은 EU 소속인 아일랜드와 영국에 속한 북아일랜드 사이에 통행 및 통관을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다.
지난 17일 존슨 총리와 융커 위원장이 북아일랜드에 EU와 영국의 두 가지 관세를 적용하도록 하는 데 극적으로 합의, 브렉시트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였지만 이번에도 영국 의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 승인을 연기한 가운데 런던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U 27개국은 20일 모임을 갖고 영국의 탈퇴 연기 요구에 대해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외신을 통해 전해진 지도부의 입장은 엇갈린다.
융커 위원장이 브렉시트 추가 연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한편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회원국들과 이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독일과 프랑스는 브렉시트 연기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날 영국 하원의 결정에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오는 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가 이뤄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음주 초 EU 탈퇴법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합의안 승인과 함께 브렉시트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
반면 EU 탈퇴법이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의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주요 외신의 판단이다.
◆ 두 번째 국민투표 요구..BOE 금리인하 관측 = 이날 하원의 결정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런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대규모 시위로 런던 거리 곳곳이 인산인해를 이뤘고, 두 번째 국민투표를 치르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금융권에서는 시장 혼란을 우려하는 의견이 번졌다. 파운드화와 주식이 동반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인하할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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