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정국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협박이 없었다며 대선 개입 의혹도 강하게 부인했다.
10일(현지시각) AP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장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이 없었다”면서 “우리는 노예가 아닌 독립된 국가다”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가 개입했는지에 관해 기꺼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미디언 출신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후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자신의 선거 캠프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손가락으로 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31. [사진= 로이터 뉴스핌] |
그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검찰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과 관련된 가스 기업에 대한 조사도 적극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때 바이든 부자의 부패 의혹을 조사하라고 압박한 의혹이 불거졌고 이 때문에 민주당 주도의 미 하원이 탄핵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관계자들이 2016년 미 대선에서 우크라이나가 개입했다는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완전히 파악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국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 보류를 빌미로 자신을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끝난 뒤에서야 미국이 원조를 중단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협박이 없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코멘트를 인용하면서 “탄핵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년 미국 대선에서도 어느 당 후보가 되든지 상관없이 지지를 지속할 것이라면서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는 한편, 대선 개입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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