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급진적 기후변화 대응 운동을 주도하는 ‘멸종 저항’(Extinction Rebellion)이 7일(현지시간)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2주 일정으로 시위에 돌입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을 기점으로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호주, 인도 등 세계 각지에서 ‘기후변화는 비상사태’라고 주장하며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 월가 한복판에서 '멸종 저항' 시위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런던에서는 시위대가 웨스트민스터궁으로 이어지는 도로와 다리를 봉쇄했고, 뉴질랜드 웰링턴에서는 시위자들이 시체처럼 누워 시위를 펼쳤으며, 독일 베를린에서는 시위대가 주요 로터리를 점거했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는 총리관저 앞에 분홍색 요트가 등장했으며, 미국 월가 황소상에는 가짜 피가 뿌려졌다.
멸종 저항 측은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앞으로 2주 간 권력의 중심부를 평화적으로 장악하고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저녁까지 런던 경찰은 276명의 시위자를 체포했다. 지난 4월 멸종 저항이 이번과 비슷한 규모로 시위를 진행했을 때에는 1000명 이상이 체포된 바 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멸종 저항'의 기후변화 시위가 벌어졌다. 2019.10.07 [사진=로이터 뉴스핌] |
멸종 저항의 이 같은 과격한 행위는 각국 정부와 시민의 관심을 끄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사회적·경제적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칫 대중들의 불만을 살 수도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보다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인정했지만 시위대의 행위가 이미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경찰 병력에 한층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이날 “국민들은 시위에 나설 자유가 있지만 시민들의 길을 막고 업무를 방해하는 것은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멸종 저항은 1년 전 코츠월드라는 영국 소도시에서 ‘라이징 업’이라는 단체의 활동가들이 창설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런던 주요 5개 다리를 봉쇄하면서 처음으로 대규모 행동에 나섰다.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이끄는 기후변화 시위와 비슷한 시기에 나타났으나, 십대 학생들이 주축이 돼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툰베리의 시위에 비해서는 급진적 행동으로 정부와 대중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월가에서 기후변화 방지 운동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의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월가의 상징인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이 가짜 피로 물들었다. 2019.10.07.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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