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7일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 해상에서 일어난 북한 어선과 일본 수산청 단속선의 충돌 사고가 북일 간 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7일 오전 9시께 일본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 부르는 동해 황금어장 대화퇴(大和堆)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북한 오징어잡이 어선에게 일본 단속선이 퇴거를 요구하던 중 일어났다.
충돌 후 북한 어선은 침몰하기 시작했고, 바다로 뛰어들었던 약 60명의 승조원은 이후 모두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지지통신은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번 사고가 북일 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북미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사고 수습 여하에 따라서는 북일 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북한의 반응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과 일본이 대화퇴 어장 영유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던 만큼 이번 사고가 일본 측에 잘못이 있다는 꼬투리를 잡힐 경우 북한에게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일본 정부는 사고와 관련한 사실 관계 파악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총리실 산하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설치하고, 상황 파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우선은 정보다. 외교적 해결 운운하는 것은 그 이후”라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도 이날 오후 중의원 본회의에서 사고 대응을 묻는 질문에 “정부는 EEZ 내 외국 어선의 불법 조업 방지를 위해 의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사고 경위에 대해 신중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단속선과 충돌해 침몰한 북한 어선 선원들을 구조하고 있는 일본 수산청 직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