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카지아니스 “탄핵 이슈 덮으려는 트럼프, 합의 도출 시도할 듯”
“양측 모두 양보해야 하나 협상 시 오판 가능성도 배제 못 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핵 공격 능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해 미국에 ‘최대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각)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폭스뉴스에 올린 논평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코앞에 둔 시점에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과 협상 전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카지아니스 국장은 대북 경제 제재 수위를 높여 비핵화를 압박하는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전략은 거꾸로 북한이 미국에 쓸 수도 있는 전략이라면서, 북한의 경우 미사일 시험을 늘리고 핵무기 시험까지 재개함으로써 미국 및 동맹국들에 최대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체제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힘을 과시할 수단이 바로 무기 시험이며, 서방국의 경제 제재로 자국 경제 재건에 적신호가 켜진 김 위원장이 이번 북미 실무협상에 앞서 또다시 힘을 과시해야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을 아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미사일 발사 소식에 흔들리기보다는 최소한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더 개발하지 않도록 하는 임시 합의라도 도출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싸고 고조되고 있는 탄핵 이슈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어떻게든 북한과 합의 도출을 시도할 것이란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위원장이 최근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한 만큼 양측이 도출한 합의 서명식이 평양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북한 제재 해제 이전에 완전한 비핵화를 기대해서는 안 되며, 북한 역시 단 하나의 핵 시설 폐쇄만으로 경제 해제를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한 카지아니스 국장은 반드시 양측이 모두 양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탄핵 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는 오판에 지나치게 우쭐대다가 협상을 망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며, 트럼프 역시 오판으로 인해 북한에 제재 해제를 전혀 해주지 않거나 최소한의 제재 해제만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실수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카지아니스는 따라서 2년 전처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를 초래하지 않으려면 양측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지는 못하더라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공정한 양보안을 추구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