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브렌트유 8.7%↓, WTI 7.5% ↓
[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30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 핵심 석유시설에 발생한 피격 사건 이후 고조된 공급 부족 및 중동지역 분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특히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수요 불안으로 올해 분기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1.84달러(3.3%) 하락한 54.07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1.13달러(1.8%) 하락한 60.78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3분기 브렌트유는 8.7% 하락하면서 지난해 4분기 35% 폭락한 이후 가장 크게 내렸다. WTI도 같은기간 7.5%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이 악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가 하락에는 사우디 아람코의 생산 용량 완전 회복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 아람코의 이브라임 알부아이나인 판매 담당 최고경영자(CEO)는 "사우디 아람코가 석유 생산 용량을 9월 25일 부로 공격 이전 수준으로 모두 회복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아람코의 석유 생산 용량은 하루 평균 1130만 배럴로 회복됐으며, 사우디 관리들은 아람코가 오는 11월까지 생산 용량 1200만배럴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 대표는 "정유공장 정비 시즌이 시작되면서 예상보다 빠른 사우디의 원유 공급 회복이 유가를 짓눌렀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와 이란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부분적으로 완화된 점도 유가 상승 압력을 줄였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CBS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을 석유시설 피격 사건의 배후로 언급하면서 군사적 대응보다 "평화적인 해결"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란을 저지하지 않으면 유가가 천문학적 수준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 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점 역시 유가에 하락에 일조했다. 중국의 9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8로 지난 8월 49.5에서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경기 위축 국면을 가리키는 기준선인 50 아래에 머물렀다.
한편 로이터가 실시한 시장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유가는 사우디 공격과 같은 공급 쇼크가 수요 감소와 맞물리면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평균 65.19달러, WTI는 57.96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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