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지난 주말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 아람코의 석유시설 피습으로 국제유가가 16일(현지시간) 15% 가까이 폭등했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8.80달러(14.6%) 급등한 69.02달러에 마쳤다. 1988년 이후 30년 만에 최대 일중 상승폭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008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인 8.05달러(14.7%) 상승한 62.90달러에 마감했다.
원유 가격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OVX(유가변동성지수)는 77.17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전날인 15일 브렌트유는 개장 직후 19.5% 급등한 배럴당 71.95달러까지 오르면서 1990~1991년 걸프전 이후 약 30년 만에 최대 일중 상승폭을 기록했다. 같은날 WTI도 장중 15.5% 폭등한 63.34달러에 거래됐다. 1998년 6월 22일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 아람코의 최대 석유시설인 아카이크와 쿠라이스는 하루 평균 57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곳이다. 이번 사태로 사우디 전체 원유 공급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공급량의 약 5%가 차질을 빚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람코가 생산을 재개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람코는 생산 재개 시점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즈호증권의 로버트 야거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는 "300만배럴은 향후 2~5일 내에 다시 공급될 것으로 보이지만 270만배럴은 아카이크의 고유성으로 인해 시간이 더 오래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는 브렌트유가 현 수준에서 5~10달러 가량 오른 배럴당 70달러 선을 테스트 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석유업계는 추후 세계 비축량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더라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날 사우디군이 이란산 무기가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사용됐다고 주장하면서 이란과 미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에 유가는 또다시 폭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사우디 원유시설 피습과 관련해 "우리는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검증 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상태"라고 강조하며 미국이 군사 공격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
14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 소유의 석유시설이 피격당했다. 이날 사우디 당국은 국영기업 아람코의 석유시설 두 곳이 무인기에 의한 공격을 받았며, 당분간 해당 시설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2019.09.14 [사진=로이터 뉴스핌] |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