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지역기반 제조업 돕자" 판매 동참
시중은행 "검토중·계획없다"…DLF 파동에 '부담'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필승코리아펀드' 판매사가 3곳에서 20곳으로 급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라는 입소문을 타고 지방은행들도 판매에 나섰다. 이와는 달리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는 파생결합상품(DLF) 파동으로 시중은행들은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아문디 필승코리아 주식형 펀드' 판매사는 출시 직후 3곳에서 최근 20곳으로 늘었다.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KB증권을 포함해 증권사 13곳, 은행 7곳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판매를 원하는 금융사들이 늘면서 판매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출시 이후 필승코리아펀드 판매규모는 551억원에 이른다.
필승코리아펀드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핵심종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주변종목으로 보고 투자하는 상품이다. 핵심종목은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으로 투자 비중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주변종목은 국내외 시장에서 성장하며 경기와 무관한 우량기업으로 투자 비중은 40% 이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필승코리아 펀드를 가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은행권에서는 부산은행, 경남은행, DGB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들이 판매에 나섰다. IBK기업은행과 Sh수협은행 등 특수은행도 참여했다. 문재인 대통령 마케팅 효과로 시장 관심이 커진 데다,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구은행 WM사업부 관계자는 "상품선정위원회에서 검토한 결과 장기적으로 시장이 회복되면 수익성이 좋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슈가 된 후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있어 판매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로 피해가 예상되는 제조업이 지방에 많기 때문에 지역 경제를 돕기 위한 취지"라며 "문 대통령 가입 후 화제를 끈 것도 판매결정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반면 대형 시중은행들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신한은행만 해당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준비 중인 가운데, 다른 은행들은 신중히 검토 중이거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이 신중한 이유는 최근 터진 DLF 손실 논란 때문이다. 필승코리아펀드는 6단계로 나뉘는 투자위험등급에서 두 번째로 높은 '높은 위험'으로 고위험자산에 80% 이상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운용사로부터 제안은 받았지만 주식형 상품에 대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일본 수출규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들은 다른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