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인프라 담당하는 이노베이션 센터 개설
감지 센서로 현황 파악하고 5G 로봇이 현장 대응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혜화국사 지하 통신구 진입로부터 약 70m 지점에서 비정상적인 온도 상승이 감지됐다. 95도의 고온으로 화재 발생이 의심됐고, 즉시 5G 로봇이 해당 지점으로 이동했다. 로봇의 열화상 카메라와 광학 카메라가 현장의 상세 상황을 5G 네트워크로 실시간 중계하고, 로봇에 탑재한 에어로졸 소화기로 소화분말을 분사해 진화에 성공했다. 이 모든 것이 단 3분 만에 이뤄졌다.
KT는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하고 이 곳에서 개발한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통신 인프라 구축과 운용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통신구에 설치된 지상형 5G 로봇이 비정상적으로 온도가 상승한 지점으로 출동해 로봇에 탑재한 에어로졸 소화기로 소화분말을 분사하는 모습. [사진=KT] |
KT는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외부통신시설(OSP) 이노베이션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5G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통신 인프라 관련 기술을 공개했다.
OSP(Out Side Plant)는 기지국, 서버 등 통신장비 이외에 통신구, 통신주, 맨홀과 같은 기본적인 통신 인프라를 말한다. 현재 KT가 운용·관리하는 전국의 OSP는 통신구 230개(286㎞), 통신주 464만개, 맨홀 79만개에 이른다.
KT가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한 것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아현지사 화재 사고가 계기가 됐다. OSP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 통신이 마비될뿐 아니라 또다른 사고를 야기하는 등 위험이 크다.
약 7만6000㎡ 규모로 구축된 OSP 이노베이션센터에서는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OSP 구축·운용을 위한 기술개발과 실제 상황을 가장한 시험이 이뤄진다. KT는 이 곳에서 개발한 통신 인프라 기술을 통해 수많은 OSP를 안정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사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KT는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하고 이 곳에서 개발한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통신 인프라 구축과 운용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사진=KT] |
KT는 통신 인프라의 설계부터 관제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차세대 OSP 관리시스템 ‘아타카마(ATACAMA)’를 구축했다. 아타카마는 KT가 보유한 설계·운용·관제·장애복구 분야의 전문인력들의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완성한 시스템이다.
이를 사용하면 광케이블 망 설계 작업이나 선로 개통 프로세스에 투입되는 작업시간이 5~10분 내외로 대폭 줄어든다. 기존 광케이블 망 설계는 대략 100분, 선로 개통은 50분 정도가 소요됐다.
OSP 관리 지원 솔루션으로는 AI를 활용한 화재감지 기술(CTTRS)과 침수감지 기술(MFRS) 등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KT는 OSP에 발생하는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문제 해결은 5G 로봇이 담당한다.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 진화는 5G 로봇 '사파이어'가, 맨홀 침수 확인 및 대응은 '빙수'가 맡는다. 사람이 직접 나가지 않아도 현장에 대기하고 있는 5G 로봇이 즉시 대응하기 때문에 보다 빠른 조치가 가능하다.
통신주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하는 기울임 감지기술(PRTS)도 개발했다. 수십만개에 달하는 통신주를 사람이 일일히 점검하지 않아도 돼 불필요한 현장 출동을 줄일 수 있다. KT는 이러한 OSP 혁신기술과 솔루션을 전국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5G를 중심으로 펼쳐질 초연결사회를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통신 인프라의 근간인 OSP의 안정성이 높아져야 한다”며 “KT는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통신 인프라의 신뢰성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