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6배, 영업익 1.7배, 고용 1.3배 많아"
"혁신 기술 보유 기업들 성과는 더 높아"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차등의결권을 보유한 미국 기업들의 경영성과가 일반 상장 평균 기업보다 더 우수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차등의결권은 특정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창업자 등 일부 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대표 기업으로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드롭박스 등이 있다.
상장사 평균 경영성과 및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 평균 경영성과 비교. [자료=한경연] |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미국 기관투자자협회가 발표한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 상장사(시가총액 약 2000억원 이상 기업 242개사 대상)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 중에서는 1주에 2개 이상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배수형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기업이 76%(184개사)로 월등히 높았다. 다음으로는 무의결권 방식, 이사회 구성비 결정형 순으로 나타났다.
NYSE, 나스닥 등 미국 상장시장에 기업공개한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의 경영성과는 시장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기업이 매출은 시장평균의 1.6배, 영업이익은 1.7배, 고용 1.3배 높았다.
신산업군에 해당하는 혁신 기술 보유 기업이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경우에는 더 높은 성과를 보였다. 혁신 기업 중심의 나스닥 상장사 110개 기업의 매출은 시장평균의 2.9배, 영업이익 4.5배, 고용 1.3배 높았다. 한경연은 안정적인 경영권 방어가 가능해 이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했다.
배수형 차등의결권 방식을 채택한 184개사 중 1주당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기업이 전체의 82%(151개)로 가장 많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1주당 2개에서 1만개 의결권까지 다양한 개수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다.
차등의결권 도입 상장 기업을 글로벌 산업기준에 의해 분류하면 11개 산업분류 중 커뮤니케이션(57개, 23.5%), 정보기술(40개, 16.5%) 등 2개 산업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한경연 유환익 혁신성장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에 집중하고 있을 때 글로벌 기업들은 혁신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실제로 알파벳이나 페이스북 같은 혁신기업의 성장 이면에는 차등의결권 제도 같은 경영권 방어장치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강조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