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홍콩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의 출입구와 도로에 바리케이드 등 장애물을 설치하고, 철도역 시설물을 파괴해 여행객들의 발이 묶였다. 오늘인 2일에는 노조 총파업과 학생들의 동맹휴업도 예고돼 있어 혼란이 지속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위대가 공항으로 향하는 길을 바리케이드로 봉쇄해 공항 터미널 안의 여행객들이 여행가방 위에 걸터 앉은 채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홍콩 국제공항 터미널 밖에서 바리케이드 세우는 시위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시위대는 전날인 1일 오후 도로와 철도 등 공항으로 가는 모든 길목을 차단했다. 시위대는 공항을 연결하는 열차 개찰구를 파괴하고 선로에 벽돌이나 합판 등 장애물을 던지기도 했다. 일부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에 태우기도 했다.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 교통이 정체돼 차량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공항을 연결하는 철도는 운행을 중단했고, 버스나 택시 이용도 어려워져 홍콩에 도착한 많은 여행객이 공항 안에서 대기 상태에 있었다.
전날 수천명의 홍콩 시위대가 이같이 홍콩 국제공항 주변 지역을 봉쇄한 탓에 최소 17편의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됐다. 대부분의 항공편이 운항을 지속하려 했으나 지연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홍콩 시위대의 도로 봉쇄에 공항으로 걸음 돌리는 여행객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홍콩 경찰이 철도역 등에 진입하면서 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교통편이 전날 밤 10시부터 대부분 정상화 됐으나 여행객들의 이동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에는 경찰의 대규모 검거작전과 위협, 시위대 주최 측의 집회 취소에도 불구하고 수십 만명의 홍콩 시민이 거리로 나와 경찰과 곳곳에서 충돌했다.
홍콩 시민들은 '홍콩 독립', '홍콩 해방' 등 구호를 외치며 홍콩 섬 코즈웨이베이에서 센트럴까지 행진을 했다. 경찰이 시위대 해산에 나서자 정부 청사 부근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화염병과 물대포를 주고받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시위가 격화되자 경찰의 대응도 거칠어졌다. 빅토리아공원 인근에서는 시위대와 대치하던 경찰이 총구를 하늘로 향해 실탄 한 발을 경고 사격했으며 홍콩 경찰이 최정예 특수부대를 지하철 객차 안에 투입해 시위대를 체포하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지난달 31일 시위 현장에서 연령대가 13~36세인 총 63명을 체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인 2일 홍콩에서는 노조의 총파업과 학생들의 동맹휴업도 예고돼 있어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의료·항공·건축·금융을 비롯한 21개 업종 노동자는 2일과 3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홍콩의 주요 10개 대학 학생회도 이날부터 2주간 동맹 휴학을 결정했다.
중국으로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는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안 추진 반대로 시작된 홍콩 시위는 지난 6월 9일부터 본격화해 약 석달째 지속하고 있다.
당초 시위는 송환법 철폐 요구에 중점을 두다가 행정장관 직선제 및 경찰의 시위대 폭력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요구 등으로 확산했다. 반(反)중국 정서도 커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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