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홍콩 경찰이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 등 3명의 범민주 진영 인사를 체포한 후, 이번 주 불법 시위에 가담하면 추가 체포가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이 경찰본부 건물 앞에서 시위대를 향해 말하고 있다. 2019.06.21.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조슈아 웡과 함께 우산 혁명의 주역으로 활동했던 데모시스토당 당원 아그네스 차우(周庭) 및 지난해 강제 해산된 홍콩민족당의 창립자 앤디 찬이 불법 집회 및 폭동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29~30일 이틀 간 20명 이상이 체포됐다며 공식 허가를 받지 않은 집회에 참여하면 다른 시위자도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웡과 차우는 30일(현지시간) 보석을 허락받고 석방됐다. 웡은 법정에서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싸움을 계속할 것이고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군대를 보내거나 긴급법을 동원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웡은 내달 미국에서 홍콩 시위에 대해 연설할 계획이다.
외국 지도자들 중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가장 먼저 이들의 체포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차이 총통은 홍콩 당국에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에 대한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범민주 진영 인사들이 이처럼 연이어 체포되고 시위대를 겨냥한 ‘백색 테러’도 반복되는 가운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52년 만에 비상계엄령을 시사하고 중국 신화통신을 통해 중국군 장갑차와 군용 트럭이 홍콩으로 진입하는 사진이 보도되는 등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개입 우려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를 주도해 온 민간인권전선은 31일 예고했던 대규모 시위를 ‘시위대의 안전’ 문제로 취소했다. 홍콩 경찰이 31일 홍콩 도심에서 예정된 집회와 행진을 모두 불허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시위대가 이처럼 한 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홍콩 정부와 중국 중앙정부의 강공책에 물러서지는 않을 태세다.
앞서 홍콩 10개 대학과 100여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내달부터 수업 거부를 예고했고, 1~2일에는 홍콩국제공항 주변에서 교통을 방해하는 시위가, 2~3일에는 의료, 항공, 건축, 금융, 사회복지 등 21개 업종 종사자들의 총파업이 예고돼 있다.
이 가운데 캐리 람 행정장관이 중국 중앙정부에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요구 모두 수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와, 중국 중앙정부의 압력으로 홍콩 정부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전면 포기하고 강공책 일변으로 나올 경우 더욱 심각한 충돌과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홍콩 시위 현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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