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란 이름으로 친구 비난 실망스러워"..서울대 82학번 동기
"정치적 이익 위해 우정의 이름으로 친구 궁지 모는 건 추태"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대학 동기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하자, 대학 동기인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희룡아,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에 편승해 '친구'란 이름으로 친구를 비난하는 건 정말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조 후보, 원 지사와 서울대 82학번 동기다.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다. [캡처=페이스북] |
이 교수는 “정치도 좋고 계산도 좋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해야 되겠느냐”며 “그런 사람이 나서서 하겠다는 정치만큼 잔혹한 게 없었음을 누차 보았기에 네가 참 무서운 사람이란 생각이 새삼 든다”고 했다.
이 교수는 원 지사의 과거 행적을 거론하며 “노동운동 접어치우고 고시 봐서 하필이면 왜 검사(를 선택한 것이냐) 사회주의 붕괴 탓이려니, 또 나름 생각이 있어서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다 정치 좀 해 보겠다고 하필이면 한국당 전신인 수꼴당(자민당인가?)에 들어간 것도 뭔가 사정이 있으려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라면 생각이나 행동이 달라도 뭔가 이유가 있으려니 믿고 기다려주어야 한다고 나는 지금도 믿고 있다”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우정의 이름으로 친구를 궁지로 모는데 눈치 보다 기어이 숟가락 얹는 꼴처럼 우정에 반하는 추태는 없는 거 같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더구나 네가 한 말은 너 아니어도 지겨울 정도로 너무 많이들 말하고 있는 말이니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고 친구의 충직한 충언이라 할 것도 없는 말”이라며 “희룡아, 내 친구로서 욕 먹을 각오하고 한마디 하겠는데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교수는 90년대 초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소(서사연)에서 조 후보자와 함께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진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박태호 서울과기대 교수도 당시 서사연 멤버였다"며 "조국 후보자도 서사연에 참여했는데, 세미나 같은 곳에 두세번 가고 생각이 잘 안 맞는다며 다음부터는 안 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진경 교수는 대단히 유명한 사회과학이론가가 됐는데,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의 송주명(현 한신대 교수), 제네바로 간 이창휘(전 ILO 아시아태평양사무소 노사관계전문가) 등이 서사연에서 함께 활동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정치학과 83학번으로, 조 후보와 65년생 동갑이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