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당 5000원 유지, 2015년 이후 실태조사 없어
물가상승률도 반영 못해, 편의점 도시락 ‘쏠림’
8년간 1500원 인상 그쳐, 지원 현실화 시급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가 운영중인 결식아동을 위한 아동급식카드 지원비가 3년째 한끼당 5000원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8년동안 인상된 금액은 1500원에 불과하다. 청소년 및 미취학 아동 등 이른바 ‘미래세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서울시가 정작 해당 세대 취약계층 복지정책에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며 결식아동을 위한 아동급식(꿈나무) 카드의 한끼당 현행 지원비는 5000원이다. 이는 2016년 7월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한 후 3년째 동결된 금액이다. 해당 기간 물가상승률만 3.48%에 달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사진=서울시] |
아동급식카드는 서울시 거주 4만7000여명의 초중고 및 미취학 결식아동 중 급식지원 등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지급하는 충전형 카드다. 학기중 3만2000여명, 방학기간에는 3만9000여명의 결식아동이 카드를 사용한다.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일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 전문업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평균 점심 비용은 7400원 수준. 중저가 프랜차이즈 식장에서도 김밥 한줄 가격이 4000원을 넘는 상황을 감안하면 편의점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서울시 담당자는 “2015년말 연구용역에서 적정 금액이 5000원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을 감안해 기존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지원금액을 인상한 것”이라며 “이후에도 추가적인 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예산 및 단체급식소와의 형평성 문제로 (인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계속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급식카드비를 한끼당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한 2016년 7월 당시에도 지나치게 소극적인 접근을 한 정황이 엿보인다.
서울시가 2015년 연구용역을 진행, 같은해 12월 공개한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급식카드 이용자의 66%가 최소 5500원을 적정 금액(5500원 12.7%, 6000원 38%, 6500원 15.3%)으로 희망했다.
또한 재료비와 인건비, 기타 조건 등을 모두 감안한 보고서의 적정단가 산출 금액 역시 5651.8원이다. 이용자 현실과 시장 현황을 감안한 금액 모두 5500원을 최소 기준점으로 잡았음에도 서울시는 5000원을 최종 금액으로 확정했다. 산출 근거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를 참고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2011년 7월에도 기존 3500원에서 불과 500원 오른 4000원으로 급식카드비를 정한바있다. 8년동안 1500원을 올린셈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급식카드비가 학교 급식 단가를 고려한다고 해도 5000원은 비현실적인 금액이다. 구내식당 가격도 5500원”이라며 “청소년들에게 먹는 건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런 금액이라면 도움이 필요한 결식아동들이 컵라면이나 삼각김밥 등을 찾아 편의점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측은 “급식카드비 인상을 위해 담당 공무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상이 필요하고 금액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에서도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결식아동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