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세계 최대 식품 회사 크래프트하인즈 주가 폭락으로 올해 50억달러(약 6조380억원)가 넘는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캐첩 왕'을 통하는 크래프트의 이익 급감과 자산 가치 상각 등 연이은 악재에 거장 버핏이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크래프트하인즈는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64억600만달러로 주당 순이익 37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하락했다. 앞서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금융시장 전문가 예상치는 매출 65억8000만달러와 주당 순이익 75센트다.
실적 공개와 함께 크래프트하인즈는 벨비타 치즈, 맥스웰하우스 미라클 휩 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 부문에서 12억2000만달러의 추가 감가상각을 발표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크래프트하인즈 주가는 14% 하락했다. 올 초 대비 주가는 40% 가까이 떨어졌다.
CNN은 분식회계 파문과 부진한 제품 판매가 크래프트하인즈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들이 더 건강하고 가공이 덜 된 식품에 대한 소비를 늘리면서 크래프트하인즈의 판매가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크래프트하인즈는 지난 2월에도 월가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크래프트와 오스카마이어 등 자회사 영업권 손상차손이 154억달러를 기록했으며 배당금을 3분의 1로 줄인 것.
물품 조달 부문 회계 처리와 관련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내부 조사는 6월 종료됐으나 SEC 조사는 진행중이다. 해당 발표로 지난 2월 22일 크래프트하인즈 주가는 27% 폭락했으며 버크셔 해서웨이는 하루사이 43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전문가들은 크래프트하인즈가 비용 절감과 회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혁신적인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충분히 집중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패트리코 CEO도 이 부분에 대해 지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인정했다. 당시 패트리코는 "비용 절감은 어렵다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며 "소비자 행동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크래프트하인즈의 최대 주주로 지분 26.7%에 해당하는 3억2500만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지분 가치는 올 초 140억달러에서 약 87억달러로 37%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크래프트하인즈는 여섯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버크셔는 2013년 브라질 투자회사 3G와 손잡고 하인즈를 230억달러에 인수했으며 2년 뒤 크래프트와 합병했다.
지난 6월 버핏은 미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크래프트의 브랜드 가치를 지나치게 낙관해 과도한 돈을 썼다"며 큰 실수를 했다고 인정했으나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버크셔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141억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크래프트하인즈의 실적은 포함되지 않았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61억4000만달러로 나타났다. 버크셔 클래스A 주식은 주당 3757달러로 전문가 예상 3851.28달러를 밑돌았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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