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으로 전 세계 경제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으며, ‘훌륭한 협상 전문가’라는 명함을 더는 내밀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7일(현지시각) 저널리스트 로버트 새뮤얼슨은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논평에서 미중 간 무역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혀 훌륭한 협상가가 아니라는 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취임 당시 대중들에게 자신은 협상 전문가이며,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미국 수출을 늘리고 미국 기업들에 대한 차별 관행도 바로잡겠다며 큰소리치던 트럼프 대통령이었지만 현재 상황은 계획과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부과로 시작된 양국 간 싸움은 ‘달러당 7위안 붕괴’라는 시장 혼란으로 이어졌고, 추가 관세 위협 등 계속되는 압박에 이제 중국은 본격적으로 보복의 칼을 갈고 있다.
에스와 프라사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본부장은 “(위안화 약세는) 중국 당국이 앞으로 막후에서든 공공연하게든 가능한 모든 경제 및 무역 조치를 취해 보복에 나설 것이란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도 겉으로는 강력한 카드로 들릴지 몰라도 실제로 파급력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프레드 버그스탠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명예소장을 비롯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위해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더는 미 재무부가 제시한 환율조작국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뮤얼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 전쟁은 이제 감당하기 어려운 더 큰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중 하나는 유럽과 중국, 미국의 점진적 경기 둔화로, 이는 부채 상환 등을 어렵게 해 지출 축소와 디폴트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넓게는 중국이나 인도, 브라질 등과 같은 신흥시장에서의 대규모 자본 도피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나아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으로 소비자 및 기업 신뢰도에 금이 간다면 향후 지출 등에 초래될 충격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새뮤얼슨은 이처럼 대중 관세 부과로 불붙은 무역 전쟁의 충격파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자신이 훌륭한 협상가라는 명함을 또다시 내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