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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조작국’ 지정, 성의 없는 中에 ‘욱’한 트럼프의 독단적 결정

기사입력 : 2019년08월07일 10:55

최종수정 : 2019년08월07일 10:55

美 농산물 매입 질척대는 中에 뿔난 트럼프
트럼프 행정부 내 ‘온건파’ 설 자리 잃어
“환율조작국 지정 근거 미비…타격만 점증” 美' 내부서 비난·우려 고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의 갑작스러운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은 농산물 구매를 서두르지 않는 중국에 심기가 불편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홧김에 내놓은 독단적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6일(현지시각)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백악관 내에 대중 온건파가 힘을 잃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레 내놓은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를 두고 ‘근거 부족’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시장 혼란이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으며, 트럼프 참모진 사이에서도 중국과의 무역 전쟁 격화가 미국 증시와 경제에 문제가 될 것이란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관세 말리자 환율 카드 내던진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백악관 내에서 행정부의 대중 정책을 가까이서 지켜본 관계자들은 이번 환율조작국 지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내린 결정이라는데 무게를 실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기업연구소(AEI) 중국 전문가인 데렉 시서스는 “환율조작국 지정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그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해줄 필요가 없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중순경 중국에 점차 화가 난 상태였고, (환율조작국 카드를 이미 꺼내 들 생각으로) 적절한 핑계만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 출신은 환율조작국 지정 결정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매입을 서두르지 않고, 미국 ‘오피오이드’ 남용 위기 원인이 된 합성약품 펜타닐 판매도 단속하지 않자 수 주 동안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이 홧김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조작국 지정 결정에 관한 분명한 규정이 있지만, 그와 관계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내린 결정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매체는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10% 관세 부과를 발표하려 했지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트럼프 참모진이 상하이에서 있을 미·중 무역협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이를 말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상하이 협상에서 만족할 만한 진전이 없었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신규 관세 위협에 나섰고, 뒤이어 환율조작국 지정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는 것이다.

◆ 트럼프 비위 맞추기 바쁜 백악관

현재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대중 온건파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온건파인 므누신 장관이 이끄는 재무부는 앞서도 수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말린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10% 추가 관세를 위협한 뒤로 5일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7.0위안을 돌파하자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다만 므누신 장관의 직접적인 코멘트는 나오지 않아 재무부가 대통령 결정을 따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매체는 미국 경제 성장이 예전 같지 않고 내년 재선도 다가오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중 무역 전쟁을 얼마나 강하게 밀어붙일지를 두고 백악관 내부에서 수 주 동안 설전이 벌어졌지만, 당장은 커들로 위원장을 포함한 백악관 관계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해 “나를 포함한 무역 협상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100% 지지한다”면서 “중국이 미국 규정이나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또는 주요 20개국(G20)의 환율 안정 관련 규정을 위반한다면 당연히 (그에 대응하는)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환율조작국 지정 근거에 의구심 증폭

투자자들은 위안화 약세가 시장의 힘에 의한 움직임이며 중국 정부의 개입도 없었는데 재무부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데 의구심을 갖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6월 중국 위안화가 “고평가되지도, 저평가되지도 않았다”고 밝힌 바 있으며,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환율조작국 관련 3개 기준 중 대미 무역흑자 한 한 개만 충족한다고 지적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지냈던 래리 서머스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논평에서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당국이 환시에 개입한 것은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리기보다는 오히려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강조했다.

환율조작국 지정에 따른 제재에 나서려면 IMF와의 논의가 불가피한데,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게리 허프바우어는 위안화 약세가 수출 시장에서 불공정 이익을 거두려는 중국 당국의 개입 결과가 아니고 시장 움직임에 의한 것인 만큼 IMF에서 논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주식+경제’ 위기에 속 타는 백악관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거리로 삼아왔던 주식 시장이 중국과의 무역 전쟁 여파로 하락하고 기업 투자가 식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내년 재선을 앞두고 핵심 표밭인 농민들 사이에서 무역전으로 인한 곡소리가 늘어 불안은 커지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규 관세를 위협한 뒤로 농산물 매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RBC 캐피탈 마켓츠에 따르면 작년 미국산 농산품의 대중 수출은 75억달러로 2017년의 162억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축소됐는데, 앞으로 상황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미국 실물경제도 타격을 입긴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미국 소비자들이 비교적 잘 버티고 있지만, 제조업은 울상이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의 2/4분기 산업생산은 1.2% 줄어 2분기 연속 하락, 제조업 침체가 확인됐다. 또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2.1%로 둔화됐으며, 민간 국내 총투자는 5.5% 급감해 경고음을 울렸다.

매체는 현 상황에서 월가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일부는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 통화로 긴장이 다소 누그러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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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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