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법인세 비용에 관한 연구' 보고서
투자 20.9조 감소 GPD는 연평균 1.12% 하락
"최소 미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해야"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정부의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으로 가구당 연평균 근로소득이 75만~84만원가량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일 '법인세 비용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에서 사용한 방법을 이용해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내용으로 법인세 인상이 고용감소, 가계소득감소, 저성장의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 |
법인세 상위 10개국과 하위 10개국의 임금증가율. [자료=한경연] |
◆ 총 국내투자 20.9조원 감소, 49%가 해외 유출
보고서는 법인세율이 인상되면 자본의 사용자 비용이 증가하면서 투자가 감소하고, 투자가 감소하면 자본장비율이 감소해 노동생산성 하락, 근로소득 감소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CEA는 자본의 사용자 비용이 10% 증가하면 투자는 10%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우리나라의 경우에 적용하면 법인세율 3.3%p 인상 시 자본의 사용자 비용이 3.65% 증가해 총 국내투자가 20조9000억원 감소(2018년 기준)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연구에서도 법인세율이 1%p 인상되면 외국인 투자는 약 3.72%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법인세율 3.3%p 인상에 따른 우리나라 해외투자는 6조7000억원 증가하고, 외국인 직접투자는 3조 6000억원 감소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자본이 10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된다.
즉 국내 총투자 감소의 49%가 해외로 자본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최근 탈한국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법인세율 인상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투자 위축으로 GDP 감소...연평균 소득도 하락
보고서는 법인세율 인상으로 투자가 20조9000억원 감소하면 단기에 GDP는 0.31% 감소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폭이 커지다가 장기균형 상태에서는 GDP가 2.34%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GDP 감소는 1.03%에 달한다.
법인세율이 인상되면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 다국적 기업의 국내송금도 줄면서 추가적인 GDP 손실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 있는 외국계 다국적기업이 해외로 송금하는 금액은 국내 투자 감소로 잡히지만, 해외에 주재한 국내 다국적 기업이 국내로 송금한 금액은 투자가 아닌 해외소득 증가로 잡힌다.
법인세율 인상으로 해외에 주재한 우리나라 다국적기업의 국내로의 송금이 1조9143억원 감소해 GDP 손실은 연평균 0.09%p 추가로 감소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총 GDP 감소는 1.1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현재 노동배분율인 61.4%를 하한선으로 보고 모형에 적용된 노동배분율 70%를 상한선으로 가정한 다음 GDP 1.03% 감소분에 이를 적용하면 총 노동소득은 12조8000억~14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추가적인 해외이전소득 감소분을 더해서 총 1967만3000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연평균 소득은 75만~84만원 감소한다.
조경엽 선임연구위원은 “세계적 추세와 달리 법인세율을 인상하고 기업을 옥죄는 반기업·친노조 정책이 강화되면서 탈한국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이번 세법개정안에 법인세율을 최소한 미국보다 낮은 수준까지 인하하는 개편안을 포함해야 자본유출을 막고 가계의 소득 증대도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