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참석 “핵 없는 한반도 위해 매진할 것”
원유철 “북핵 위협 맞서 미국과 핵공유 논의해야”
[서울=뉴스핌] 허고운 김규희 조재완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0일 “한국형 핵무장은 전혀 정부로서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를 논의해야 하지 않느냐’는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끝없이 매진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이 답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7.24 mironj19@newspim.com |
강 장관은 ‘한국형 핵무장을 독자적으로 하자는 게 아니라 한미연합사가 중심이 된 핵공유 제안 필요성이 있다’는 원 의원의 재질의에도 “나토식 핵공유는 전혀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핵무장론은 최근 한국당이 ‘안보 국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꺼낸 방안이다. 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 의원은 지난 28일 “국민의 80%가 이제 우리도 전술핵 재배치나 자위권 차원에서 핵을 보유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가벼이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이날 외통위에서도 “지난 2016년 12월 방미 특사단으로 갔을 때도 한미도 핵 공유 형식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야하지 않느냐고 말했다”며 “당시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 전략소위원장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독자적 핵개발이나 전술핵 재배치의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한미가 비전략 핵무기를 공유하는 이른바 ‘핵무기 공유협정’ 체결 가능성은 미국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핵 위협에 대응해 일본과 한국 등 특별히 선정된 아시아 파트너국과 비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독일, 터키 등 나토 5개국과 핵무기 공유 협정을 맺고 있다. 5개국은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탈퇴해 자국에 배치돼 있는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다만 한국과 일본에는 정치군사적 제한 요소를 고려해 동맹국이 직접 미국의 비전략 핵무기를 투사하는 나토식 모델을 그대로 모방해서는 안 된다고 국방대 보고서는 밝혔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지금도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핵 공유 체계는 실현 가능하다”며 “북한이 계속 핵 능력을 고도화해 한국과 일본 내부의 여론이 바뀌면 핵 공유 체계에 대한 논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VOA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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