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노딜 브렉시트'를 주장해 온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이 차기 영국 총리가 될 경우 내각에서 대대적인 사퇴 행렬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과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은 존슨 전 외무장관이 차기 총리가 된다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수의 장관급 밑 각료들도 사임할 예정이라고 WSJ은 전했다.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도 존슨 전 장관이 총리가 되기 전 자리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더 타임스도 보도한 바 있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들이 존슨 전 장관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그가 공약한대로 오는 10월 31일 유럽연합(EU)과 합의여부와 상관없이 브렉시트를 강행할 경우 영국에 커다란 혼란이 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WSJ은 "여러 보수당 의원을 포함한 영국 의원들은 존슨의 벼랑 끝 전술을 크게 반대하고 있다"며 "그들은 영국의 2조8000억달러 규모 경제와 밀접하게 연계된 무역블록과의 갑작스럽고 혼란스러운 분리에 따른 잠재적 비용에 경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먼드 재무장관은 이날 BBC방송에 출연해 존슨 전 외무장관의 선거 공약 중에 "10월 31일 아무런 합의없이 노딜로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것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그것은 내가 결코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전 외무장관은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다.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당시 '탈퇴' 운동에 앞장선 존슨은 작년 7월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정책에 반발, 외무장관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아무런 합의없이 EU 탈퇴를 뜻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주장해왔다.
집권 보수당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로 인한 정국 혼란에 책임을 지고 당대표 직에서 사임한 데 따라 지난달 13일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투표를 실시했다. 이후 보수당은 존슨 전 장관과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으로 결선 후보를 압축해 약 16만명 당원 대상 우편투표를 개시했다.
BBC에 따르면 23일 보수당 차기 당대표가 발표된다. 차기 당대표는 자동으로 메이의 총리직을 이어 받고, 그 다음 날인 24일 총리직을 수행한다. 다만 발표 날짜가 23일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WSJ은 존슨 전 장관의 당선 가능성이 큰 차기 당대표 발표일자가 다가오자 일부 의원은 10월 31일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는 제 1 야당인 노동당이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보수당 각료들과 손을 잡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키어 스타머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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