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애플이 미국의 수입관세를 피하기 위해 무선이어폰 에어팟(Airpods)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7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여러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 협력업체 고어텍(GoerTek)은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오디오 제품 공장에서 애플의 최신 에어팟 시험 생산에 나선다.
지난 3월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출시된 애플 2세대 에어팟. [사진=애플] |
매체는 그 시점이 "곧"(soon)이라고 했을 뿐, 구체적인 날짜는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20일, 미 무역대표부(USTR)에 서한을 보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로 부과할 수 있는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재화에 에어팟,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의 주력 상품은 제외해달라고 청원한 바 있다.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초기 생산량이 적더라도 부품 공급업체들에게 고어텍의 노력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중 한 관계자는 "공급업체들이 (애플로부터) 시험 생산 단계에 따라 가격을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도록 요청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 재검토될 수 있다"며 "초기 생산량은 제한적이지만 모든 제조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생산량은 늘리기 쉽다"고 말했다.
애플의 유선이어폰인 이어팟(Earpods)은 오랜 기간 베트남에서 생산되어 왔지만 에어팟의 경우, 중국에서만 생산되어 왔다.
대만의 공급망 애널리스트 치우시팡은 "애플이 '차이나+1'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중국 내에서 생산량을 크게 줄이는 것은 현재로서 애플은 물론 공급업체들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중국에서 생산해도 큰 타격이 없는 제품들을 제외하고 전략적으로 타지에 생산라인을 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베트남은 중국에 비해 인구가 적다. 더 많은 기업들이 중국 밖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추세여서 베트남 노동력 유치에 경쟁이 붙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베트남은 이상적인 중국 대체 생산국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베트남 관세 공격 가능성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기업이 베트남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이 중국보다 훨씬 더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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