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시중 24개 제품 조사, 4개 제품 용기 표면 납 검출
검출 4개 업체 소비자 안전 위해 자발적 해당제품 판매 중지·회수
"식품용기 외부 유해물질 기준 없어... 식약처에 요청할 것"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최근 일회용품 사용규제가 강화되면서 텀블러 이용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제품에서 다량의 납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페인트 코팅 텀블러 24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안전성·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4개 제품의 용기 외부 표면에 코팅된 페인트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은 △엠제이씨 '리락쿠마 스텐 텀블러(얼굴, 350ml)' 7만9606mg/kg △파스쿠찌 '하트 텀블러' 4만6822mg/kg △할리스커피 '뉴 모던 진공 텀블러(레드)' 2만6226mg/kg △다이소 'S2019 봄봄 스텐 텀블러' 4078mg/kg 등이다. 4개 업체는 소비자 안전 확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했다.
용기 표면에서 납이 검출된 4개 제품 2019.07.16 [사진=민경하기자 204mkh@] |
납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인체발암가능물질(2B)로 분류하고 있으며, 어린이 지능 발달 저하·식욕부진·빈혈·근육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소비자의 납 노출을 줄이기 위해 어린이제품(페인트·표면 코팅 제품 90mg/kg)이하, 온열팩(300mg/kg 이하), 위생물수건(20mg/kg 이하) 등 피부 접촉 제품에 대해 납 함량을 규제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페인트·표면 코팅된 모든 소비자 제품에 대해 납 함량을 제한(90mg/kg 이하)하고 있다. 이번 납 검출 제품에 어린이 제품 기준을 적용할 경우, 기준치의 최대 884배가 검출된 셈이다.
하지만 국내에 유통되는 식품용기에는 현재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면에 대한 유해물질 기준만 있고, 용기 외부 표면에 대한 기준은 없다. 텀블러 또한 '식품위생법' 및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식품용기로 분류된다. 특히 텀블러는 페인트로 코팅된 면에 직접 입을 대는 방식이기 때문에 납이 함유돼 있을 경우 피부·구강 접촉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기 쉽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원은 식품용기 외부 표면을 페인트 마감 처리한 제품들이 다수 판매되고 있고, 페인트에 유해 중금속이 첨가될 우려가 있는 것을 감안해 외부 표면에 대한 유해물질 관리 기준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텀블러 등 페인트 코팅 식품용기 외부 표면에 대한 유해물질 관리 기준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