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KBO리그 전설 KIA 타이거즈 이범호가 은퇴한 뒤 유망주 박찬호에게 등번호를 물려준다.
이범호(38)는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서 공식 은퇴식을 치렀다.
이날 경기에는 2만500명의 관중들이 가득 들어차 KBO리그의 전설 이범호의 은퇴 경기를 직접 관람했다. 20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에 헌신했던 이범호에 대한 아쉬움과 앞날에 대한 뜨거운 응원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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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이범호가 자신의 등번호를 후배 박찬호에게 물려줬다. [사진= 뉴스핌 DB] |
이범호는 자신의 선수생활 마지막 경기에서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만루의 사나이' 이범호는 5회말 자신의 마지막 타석에서 2사 만루를 맞이했다. 비록 좌익수 뜬공에 그쳤으나, 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범호는 6회초 수비에서 박찬호와 교체돼 모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KIA 선수들은 모두 등번호 25번을 달고 출전, 경기가 끝난 뒤에는 공식 은퇴식이 진행됐다. '만루의 사나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구단에서는 만루 홈런 이벤트를 진행했다.
만루상황에서 김선빈이 던지는 배팅볼 5개를 받아쳐 홈런에 도전하는 퍼포먼스였는데, 이범호는 3구째 공을 담장 밖으로 날렸다. 이범호는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KIA 동료 선수들과 그라운드를 힘차게 돌았다.
이범호는 은퇴식 마지막에는 자신의 등번호와 포지션을 후배 박찬호(24)에게 물려주는 특별한 이벤트를 펼쳤다. 이범호는 등번호 25번이 새겨진 새로운 유니폼을 후배 박찬호에게 직접 입혀주며 앞날을 응원했다.
그는 "주전 3루수는 박찬호라고 생각한다. 나간다면 3루수에게 주는 것이 가장 맞다고 생각했다. 찬호가 고맙게도 남은 시즌 내 유니폼을 입고 뛰어주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좋아하는 후배에게 줄 수 있어서 굉장히 영광이다. 찬호도 '좋은 번호여서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구단에서도 좋은 선수에게 주고 가도록 말씀을 하셨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꽃범호'라는 별명답게 KIA 선수, 코치진 모두와 손바닥을 꽃받침을 한 모습으로 단체사진을 찍으며 20년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이제 이범호는 2010년 1년 동안 뛰었던 소프트뱅크에서 코치 연수를 하며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