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초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비상장 담아 수익성 극대화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최근 블록딜 적정 할인율과 거래량, 변동성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운용역의 경험과 노하우에만 의존하던 블록딜 거래를 AI(인공지능)로 체계화해 감정적인 실수를 배제하고 통계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블록딜 투자로 유명한 얼터너티브투자자문(대표 이동욱)은 지난 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전문사모집합투자 라이선스를 발급받고 자산운용사로 변신했다.
블록딜이란 사전에 대규모 매수자를 확보, 대규모 매도물량 출회에 따른 가격급락 등을 예방하는 거래기법을 말한다. 매수자는 대량으로 물량을 사는 대신 평균 5~15% 할인받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동욱 얼터너티브자산운용 대표. 2019.07.09 mironj19@newspim.com |
블록딜에 특화된 얼터너티브자산운용 이동욱 대표는 DB금융투자(전 동부증권) S&T사업부 에쿼티딜브로커리지 출신이다. 동부증권에 재직하던 2014~2017년 모두 4000억원, 건수로는 50여건의 블록딜 거래를 성사시켰다.
지난 2017년 얼터너티브투자자문을 설립했다. 5개월만에 블록딜 펀드와 랩 상품에 200억원을 끌어모았다. 특히 지난해 NH투자증권과 함께 선보인 1800억원 규모 '얼터너티브-블록딜랩 1호' 상품이 4%대의 견조한 수익률을 내자 지난달 2호 랩도 400억원이 조기 완판됐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전문인력들을 보강, 자산운용사로 변신했다. 신한은행에서 기업대출를 담당하던 정종진 매니저가 적정할인율 계산 등 통계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신영증권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출신인 엄여진 이사가 비상장운용을 담당한다. 여기에 채권 베테랑과 트레이더, 사내변호사, 준법감시인 등 총 8명을 유치했다.
얼터너티브자산운용은 이들의 합세로 업무영역을 확대중이다. 기존 블록딜 투자는 물론 프리IPO, 채권, 부동산 등으로 업무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동욱 대표는 "기존 증권사에 자문하던 블록딜 투자상품을 직접 운용하는 한편 코스닥벤처펀드, 부동산펀드 등 대체투자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블록딜 투자를 이용해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성을 내는 상품들을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달 초 코스닥벤처펀드를 출시한다. 비상장주식인 벤처기업 신주와 일반 공모주, 채권 투자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기존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펀드자산의 35%를 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규정때문에 메자닌(cCB BW 등 주식관련사채) 등을 무분별하게 담았기 때문이다. 작년초 이후 코스닥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대규모 손실이 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펀드에 담을 비상장 종목을 미리 확보한 후 수익성이 일정부분 보장되는 규모까지만 펀드를 모집할 방침이다. 채권도 유통채권보다는 직접 발행물량을 편입해서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상장 주식에만 활용됐던 블록딜 투자를 비상장과 채권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자문사 시절 대규모 블록딜 단독 거래들을 많이 성사시키면서 브로커들에게 신뢰를 얻은 덕이다. 중개인 마진때문에 비싼 유통채권보다는 발행사와 물량을 직접 펀드에 담아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비상장 투자 역시 대량매입을 바탕으로 PEF와 VC 중간 수준의 규모를 유지한다.
테마부동산펀드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일반적인 상품이 아닌 스토리가 있는 상품들이다. 이 대표는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는 빌딩만 산다든지, 학군 좋은 지역의 중소형 빌딩만 담는다든지 하는 테마부동산펀드를 준비 중이다"라며 "리스크관리를 위해 해외부동산은 고려하지 않는다"라며 "국내부동산도 강남구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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