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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다운사이징 밴' 통해 비용절감 vs 대형 밴사 "밥그릇 뺏겨"

기사입력 : 2019년07월12일 15:51

최종수정 : 2019년07월12일 15:51

카드사, 비용절감 효과 속 "불가피한 선택"
중소형 밴사 "생존전략 일환" vs 대형 밴사 "가맹점 뺏겨 답답"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이익이 급감한 카드사들이 부가통신업자(VAN·밴)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절감하고 있다. 밴사가 담당하는 업무를 일부 축소해 수수료를 줄이는 다운사이징 밴(Downsizing VAN·전용 승인 대행 업무)서비스를 도입하면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BC카드는 공동출자한 중소형밴사인 코세스(KOCES)를 통해 다운사이징 밴 서비스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카드 등 6개 카드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스타벅스 밴사를 다운사이징 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변경했고, 신한·KB국민·현대카드 등은 2016년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같은 방식으로 홈플러스의 밴사도 교체한 바 있다. 앞서 신한·KB국민카드는 이랜드리테일의 밴사도 다운사이징 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바꿨다.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는 카드 거래조회나 승인, 매출전표 매입·자금 정산 등의 업무를 대행해주는 밴사들이 있다. 다운사이징 밴은 새 시스템을 만들어 일부 업무를 카드사와 가맹점에 맡기는 대신 밴 수수료를 절감하는 서비스다. 기존 서비스에 건당 60원의 밴 수수료가 들었다면 다운사이징 밴 서비스 수수료는 건당 10~15원 수준. 수수료를 8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카드사는 절감한 밴 수수료 50원 중 일부는 갖고 일부는 가맹점에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방식으로 돌려준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밴 수수료 절감에 나선 것은 거듭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지난 12년간 12차례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효과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45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억원 감소했다. 이마저도 장기카드대출인 카드론 수익이 10%가량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올 1분기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9947억원으로 전년(9011억원) 대비 936억원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 악화에 따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용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밴 수수료 역시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밴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KOCES, 코밴(KOVAN) 등 중소형밴사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다운사이징 밴 서비스 도입에 나서면서 기존에 대형가맹점을 보유했던 대형 밴사들은 이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 대형밴사 한 관계자는 "다운사이징 밴 서비스는 기존 밴 핵심 업무를 대부분 유지하고 있어 사실상 비용 절감 효과가 미미하고 별도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비용이 늘어난다"며 "하지만 중소형밴사들이 낮은 수수료로 적극 다운사이징 밴 서비스 영업을 하면서 대형밴사들은 대형가맹점들을 뺏기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다운사이징 밴 서비스가 '우회적 리베이트'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지난해 3월 다운사이징 밴 서비스가 리베이트 금지행위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단서 조항에 "밴 수수료 절감액이 대형가맹점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반영해 객관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수준의 절감액을 초과해 과다하게 책정됐다면 밴수수료 절감액에서 부당하게 과다 책정된 금액은 가맹점수수료율 산정에 반영돼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명시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객관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수준'에 대한 명확한 판단기준이 사실상 없다.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중소형밴사들은 원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소형밴사 한 관계자는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한 원가라는 의견을 받아 문제가 없다"며 "축소된 업무만큼 비용 역시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cle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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