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산업생산 전월비 0.5%↓…설비투자도 8.2%↓
소매판매 전월비 0.9%↑…동행순환변동치 0.2%p↑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한국경제가 고전하고 있다. 소비 증가세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생산과 투자가 석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버거운 모습이다.
특히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기계 등 주력업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위축되면서 투자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섰고 자동차도 4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업종에서 재고가 늘어나면서 제조업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 석유화학·기계 부진에 제조업 고전…자동차 회복세 '희소식'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경제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역시 제조업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5% 줄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0.1% 증가했다(그림 참고). 제조업만 보면, 전월대비 1.5% 줄었고 전년동월대비로도 0.1% 감소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제조업 부진의 주요인은 석유화학의 부진이다. 석유정제 생산이 14.0% 줄었고, 금속가공(-3.6%)도 부진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반도체가 13.4% 늘면서 선방했지만, 전자부품(-10.3%)과 기계장비(-5.9%), 화학제품(-5.8%) 등 주력품목이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자동차 생산이 3개월째 회복세를 보인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2019년 5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
제조업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재고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제조업 부진의 터널이 아직 길게만 느껴지는 상황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7%로 전월대비 1.0%p 떨어졌고 지난 1월(73.6%) 이후 7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도 118.5%로 전월대비 2.6%p 상승하면서 1998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정제와 자동차, 기계장비 등 주요업종에서 재고가 늘었다.
정부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대외여건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감소가 광공업 생산 등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 설비·건설투자 부진 지속 '희망고문'…견조한 소비 '선방'
제조업 생산 부진은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기업들이 투자하기 힘든 여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설비투자는 기계류(-6.5%), 운송장비(-13.0%) 투자가 줄어들면서 전월대비 8.2%나 감소했고 전년동월비로는 11.5%나 급감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이 감소하면서 기계류 및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여파로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건설경기도 좋지 않다. 건설기성은 건축(-0.2%)과 토목(-0.7%) 모두 부진하며 전월비 0.3% 감소했고 전년동월비로는 5.3% 줄었다. 건설수주(경상)는 전월대비 39.0%, 전년동월대비 36.6% 각각 감소했다.
2019년 5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
반면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소비는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며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전년동월대비 증가율 추이를 보면 지난 2월을 제외하면 최근 2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그래프 참고).
지난달 소매판매도 전월비 0.9% 늘었고 전년동월대비로는 3.4%나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4.9%)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0.6%) 판매가 함께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지수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0.2p 상승했으나,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하락했다. 현재보다는 향후 경기전망이 더 어둡다는 뜻이어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주목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조속한 추경안 국회 통과 및 집행 준비와 함께 투자·수출·소비 등 경기보강 과제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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