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오는 7월 1일부터 장애등급제 폐지
장애인 단체 "예산도 그에 맞춰 더 늘려야"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7월 1일부터 단계적 시행되는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해 "폐지에 따라 늘어날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폐지부터 하는 것은 허울만 좋은 사기행각에 가깝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장애인들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다.
전장연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앞에서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장애인들에게 오는 7월 1일은 '장애등급제 폐지 전과 후'로 나뉘는 만큼 매우 의미 있는 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앞에서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행진에 나서고 있다. 2019.06.28. sunjay@newspim.com |
전장연은 "장애인 복지의 '걸림돌'이었던 장애등급제가 폐지되고 개별적 수요에 따라 복지혜택이 제공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내년도 예산으로는 현재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 장애등급제 폐지 정책의 부족함을 보완하고자 전날부터 서울지방조달청 앞에서 노숙하며 기획재정부 장관 면담을 요구했다"며 "그런데도 기획재정부는 일관되게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고 오히려 이 과정에서 연행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전장연 회원 60여명은 결의대회를 마친 뒤 서초구 예술의전당 앞까지 약 2㎞를 행진했다. 경찰은 약 200명의 병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거리행진이 진행되는 반포대로 3개 차선을 통제했다.
1989년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도입된 장애등급제는 신체적·정신적 손상 정도에 따라 장애인을 1~6등급으로 분류하는 제도다. 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장애인들에게 복지 혜택이 지원된다. 그러나 획일적 기준으로 장애 등급을 나누는 탓에 장애인들의 개별적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7월 1일부터 장애등급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1~6급으로 세분화했던 등급 기준을 중증과 경증으로 단순화해 복지 수혜 대상이 확대된다. 아울러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통해 장애인의 개별적 복지 수요를 파악한 뒤 실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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