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유 선구자’ 윤덕병 회장...국내 최초 '야쿠르트' 첫 선
야쿠르트 아줌마(프레시 매니저) 도입.. 최고 판매조직 성장
식품업계 최초 중앙연구소 설립.. 유산균 연구 메카 자리매김
창업부터 기업 사회적 책임 남다른 관심.. ‘사랑의 손길펴기회'
2010년 12월 사재 출연 저소득층 지원 우덕장학재단 설립도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국내 유산균 발효유 시장의 첫 포문을 연 기업인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26일 오전 7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
||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사진=한국야쿠르트] |
◆‘발효유 아버지’ 윤덕병 회장...“따뜻한 세상 염원”
故윤 회장은 한국야쿠르트를 설립해 50년간 기업을 이끌었다. 그는 1960년대 말 당시 우유소비 진흥 정책이 한창이던 때 일본의 야쿠르트에 주목해 사업을 시작했다. 1969년 11월 ‘한국야쿠르트유업주식회사’를 세우고 오랜 고민 끝에 일본야쿠르트의 기술 도입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야쿠르트유업은 일본야쿠르트와의 합작 투자(한국 61.7%, 일본 38.3%) 방식을 취하고 현재의 한국야쿠르트를 설립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일본에서 들여온 종균 앰풀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이어 1971년 국내 최초 유산균 발효유 ‘야쿠르트’가 첫선을 보였다.
야쿠르트의 대명사로 알려진 ‘야쿠르트 아줌마’(현 프레시 매니저)제도를 도입한 것도 윤 회장이다.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주부를 대상으로 한 방문 판매를 선택한 것. 이들은 국내 최고의 판매 조직으로 성장했다.
프레시매니저.[사진=한국야쿠르트] |
1976년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중앙연구소는 설립 후 20년 만에 독자적인 자체 유산균을 개발해 유산균 국산화 시대를 열었고 현재까지 국내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유산균 연구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故 윤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원하는 사업에 아낌이 없었다. 평소 윤 회장은 “우리가 십시일반으로 이웃에게 도움을 줄 때 이 세상은 좀 더 따뜻해 질 것”이라며 양로원과 보육원 등 소외된 곳을 찾아 봉사했다.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사진=한국야쿠르트] |
창업 초기부터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봉사단 ‘사랑의 손길펴기회’에는 이러한 윤 회장의 뜻이 담겨 있다.
윤 회장은 장학재단을 설립하며 인재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2010년 12월에는 사재를 출연해 저소득층 자녀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우덕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장학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공헌을 인정받아 1988년 국민훈장 모란장, 2002년 보건대상 공로상, 2008년 한국경영인협회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 등을 받았다.
◆ 아들 윤호중 부회장이 야쿠르트 이끈다
故윤 회장은 슬하에 1남 5녀를 뒀다. 외아들인 윤호중 한국야쿠르트 부회장이 지주사인 팔도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승계는 마무리 된 상태다. 하지만 故윤 회장의 원칙 하에 가족경영을 철저히 배제하고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국야쿠르트그룹은 최근 가정간편식, 디저트 등 신사업을 펼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앞서 한국야쿠르트그룹은 지주회사인 팔도를 주축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2015년 팔도가 손자 계열사인 '메디컬그룹나무' 지분을 처분하면서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했다.
현재 팔도는 주력 계열사인 한국야쿠르트 지분 40.83%를 보유하고 있다.
hj0308@newspim.com